[지금 북녘은] 동작 그만

  • 입력 2022.11.20 18:00
  • 기자명 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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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권투에 비유하자면 서로 주먹을 계속 날리는 형국이다. 원, 투, 스트레이트, 훅까지….

누구의 주먹이 더 센지는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서로가 위협적으로 날리는 주먹에 누군가 제대로 맞기만 한다면 이 경기는 끝날 것인가. 그러나 군사적 충돌은 권투가 아니기 때문에 한쪽의 일방적 패배로 끝나지는 않는다.

10월만 해도 서로의 위협적 주먹 날리기는 계속됐다.

우리 철원지역에서 실시된 포탄 사격훈련에 대해 북한은 동·서해 일대 포병사격 및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를 통해 강하게 반발했다. 우리가 지난 10월 13·14일과 18·19일 사격훈련을 할 때마다 북한도 대응 포사격을 진행했다.

급기야 북한이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9.19 군사합의서’ 위반이 아닌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우리 정부의 포사격에 북한이 대응사격을 하고 그 과정에서 ‘9.19 군사합의서’ 위반이 반복되는 형국이다.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 진행된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해서도 북한의 강경 입장은 지속됐다. 외무성 대변인 담화(10.31), 박정천 당 비서 담화(11.1, 11.3), 외무성 대변인 성명(11.4) 등 총 4건의 성명과 담화가 발표됐다. 한미연합공중훈련은 2017년 이후 5년 만에 재개된 탓인지 북한의 반응은 더욱 강경해졌다.

관련해 북한의 북 총참모부는 11월 2일부터 5일까지 대응군사작전을 단행했다며 대응일지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했다. 북한이 공개한 대응일지 중에는 11월 2일 발사한 전략순항미사일이 울산시 앞 80km 부근 (위도 35°29′51.6″, 경도 130°19′39.6″) 공해상을 목표로 발사됐다고 주장했다. 우리 내부적으로는 이것이 과연 사실인지 심리전인지 설왕설래가 있기도 했다.

11월 4일에는 비질런트 스톰에 대한 대응 의지를 보여줄 목적으로 3시간 47분 동안 500대의 각종 전투기를 동원한 공군의 대규모적인 총전투 출격 작전을 진행했다고 보도를 했다. 그러나 이는 우리 합동참모본부가 탐지했다고 밝힌 180여대라는 숫자와 차이가 있어 이 또한 여러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남북 간의 이러한 군사적 움직임을 보면 한때 국기게양대 높이를 두고 경쟁했다고 전해지는 이야기가 생각나 웃음이 난다. 북한 기정동 마을의 인공기 게양대가 원래 80m 정도였으나 우리 대성동 마을에 있는 국기게양대를 99.80m로 만들자, 기존의 게양대를 제거하고 약 165m 높이로 다시 만들어 세웠다는 것이다. 정말 경쟁을 한 것인지 어떤지는 믿거나 말거나이다.

남북 간의 군사적 무력시위가 잦아지면 잦아질수록 충돌의 가능성은 당연히 높아지기 마련이다. 이제는 모두 ‘동작 그만’ 해야 할 시기이다.

마침 아세안 회의와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진행됐다. 한미일 간의 정상회담도 중요하지만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중국 등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실질적 해소방안이 논의됐기를 희망한다.

어찌보면 해소방안이 무엇인지 다들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적 행동은 머뭇하고 있는 형국이 아닌가 싶다. 군사적 무력시위는 이제 모두 ‘동작 그만’하되, 동북아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는 ‘동작 시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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