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가뭄 속 ‘단비’에도 양파·마늘 생육 우려

  • 입력 2022.11.20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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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12일과 13일 반짝 내린 단비에도 양파·마늘 농민들의 근심은 가시지 않은 상태다. 워낙 오래 가뭄이 지속됐던 데다 내린 비의 양이 그간 가물었던 기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김병덕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사무총장에 따르면 전남 고흥과 제주 등지에서 재배하는 조생양파의 경우 생육 상태가 평년에 비해 좋지 못한 상황이다. 비료의 미량원소가 물에 녹아야 본답에 정식한 식물체가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데, 정식 후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은 곳이 많아서다.

김병덕 사무총장은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푸릇푸릇해야 할 포전의 생육이 좋지 않아 싹조차 나지 않은 경우가 많고, 특히 조생양파 주산지인 전남 고흥은 경사진 산비탈 등에서 양파를 재배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프링클러 등으로 관수를 하기 힘들어 아예 식물체가 고사해 곳곳이 비어 있기도 하다. 식물체가 고사하지 않았다고 해도 토양에 수분이 없어 뿌리에 영양공급이 안 되다 보니 전체적으로 생육이 상당히 느린 편이다”라며 “주말에 내린 비로 한 숨 돌리긴 했지만, 아직 안도하긴 이르다. 농민들의 걱정을 덜어줄 당장의 대비책과 장기적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김 사무총장은 “상승한 생산비에 비하자면 양파·마늘값이 폭등한 것도 아니지만, 올해 언론을 통해 보도됐던 양파·마늘값 폭등은 재배면적 감소에 따른 것이 아닌 생산량 감소의 결과다. 매년 반복되는 가뭄 등의 재해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라면서 “현재 가뭄이 극심한 전남 고흥 등에서는 급수차로 저수량 형편이 조금 나은 저수지에서 그렇지 못한 저수지로 물을 나른다고 하는데, 논과 벼에 치중된 관수시설을 동절기 밭작물 재배에 활용할 수 있게끔 하는 등의 근본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늘의 상황도 양파만큼이나 심각하다. 강창한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사무총장은 “특히 경남지역 상황이 좋지 않다. 비를 구경한지 너무 오래돼서 생육이 너무 떨어진다”라며 “10월 중순 무렵 파종을 모두 마치고 1달이 지났는데도 싹이 안 난 경우가 많다. 가을장마가 와야 생육에 도움이 되는데 가을장마는커녕 강우 예보도 없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강 사무총장은 “밭 상태가 고르지 않다 보니 관수시설을 가동해도 물이 닿는 곳과 안 닿는 곳의 편차가 너무 큰 데다 지금 저수율 자체가 낮고 물 양이 적다 보니 관수를 해도 효과가 미미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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