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농가의 ‘가공업 진출’ 돕는 익산시농산물종합가공센터

  • 입력 2022.10.09 18:00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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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 5일 익산시농산물종합가공센터에서 전지은 주무관이 익산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로 만든 가공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농가소득을 뒷받침하기 위한 농가공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직접 설립하는 공공형 농가공지원시설이 늘어나는 추세다. 소규모 농가공에 초점을 맞춰 3년째 실질적인 가공 창업을 돕고 있는 한 지역농산물가공센터의 사례를 통해, 가공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된 농가의 만족과 이를 이끌어 낸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을 들여다봤다.

전라북도 익산시의 경우 특정 특산품의 대량 생산보다는 다품종이 소량으로 생산되는 시 농업의 특성과 도농복합도시라는 환경 덕에 자체적인 로컬푸드 판매망이 비교적 잘 자리 잡은 지역이다.

이 같은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익산시는 사전수요조사를 거쳐 지난 2019년부터 익산시농업기술센터 부지 내에 농산물종합가공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센터에는 가공실에 들어가기 전 복장을 갖추고 위생상태를 확인하는 전실과 건조·착유·추출·착즙·농축 등 실질 가공이 이뤄지는 가공실, 그리고 이를 포장하는 내·외포장실과 출고 공간이 기능과 순서에 맞게 자리 잡고 있다. 현장에는 농업기술센터 소속 직원들이 상주하며 농민들의 가공작업을 돕는다.

단 이곳을 이용하기 위해선 관내 농업경영체로 등록한 농민이어야 하고,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창업보육교육을 수료해야 한다. 또 판매를 농민이 직접 하는 만큼 익산시에 유통전문판매업 영업등록도 반드시 해야 한다.

시설과 운영기준은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의 요건에 맞게 구성된 것으로, 다시 말해 이곳에서 절차를 거쳐 가공한 농식품은 판로만 확보되면 어디서든 팔 수 있다. 상품에는 HACCP 표식과 함께 익산시농산물종합가공센터가 ‘제조원’으로, 농가의 사업자명이 ‘유통전문판매원’으로 함께 표기된다.

교육과 영업등록 등 모든 난관을 거쳐 가공을 시작한 농민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논농사와 함께 2,000평 참깨 농사를 짓는 여성농민 이정수(70)씨는 “가공장이 들어서기 전에는 방앗간에서 기름을 내 지인들에게 내고 장에서 팔고 참 불편하고 어려웠는데, 이제는 인증받은 참기름을 만들 수 있어 로컬푸드 매장에든 하나로마트에든 낼 수 있고, 적은 양을 가져와서도 할 수 있어 참 좋다”라며 만족했다.

그는 “살림에 많은 도움이 되는 이 소득을, 여성들이 나이를 먹더라도 힘닿는 데까지는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얼마나 좋은가”라며 “상주하는 직원들이 열심히 돕고 가르쳐 줘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정수씨는 이곳을 이용하는 동료 농가 다섯 곳과 함께 영업을 위한 법인 유통전문판매 사업자 ‘농부의만찬’을 냈는데, 그의 옆에서는 비트를 말리기 위한 파쇄작업도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농부의만찬 농가들을 비롯, 지난달 기준 농가 25가구가 방자표고·딸기팜·산마루 등 각양각색의 브랜드를 창업하고 이곳 시설에서 제품생산과 HACCP 인증 등을 거쳐 50여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공동브랜드(농부가담은THE유익한만찬)를 내고 관리하는 가공시설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타 민간 인증시설보다도 신뢰를 기대할 법하다.

이곳 시설 운영을 담당하는 전지은 익산시농업기술센터 농촌지원과 주무관은 “(가공센터 운영은) 농민들 스스로의 독립을 돕는 창업 교육 개념도 있어서, 소규모 창업 지원 같은 보조사업도 함께 진행되고 있는데 높은 만족도를 확인하고 있다”라며 “생산만 하다 처음 가공이라는 분야로 들어오면 복잡한 과정 때문에 문턱이 굉장히 높아 보일 수 있지만, 의지만 있으시다면 힘들어도 저희가 같이 그 길을 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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