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씨앗으로 채운 장, ‘채우장’

홍천여농, 서대문 ‘채우장’ 참여
시민들과 토종씨앗 가치 공유

  • 입력 2022.09.16 11:36
  • 수정 2022.09.16 11:38
  • 기자명 장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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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경 기자]

지난 4일 서울시 서대문구의 제로웨이스트 카페(쓰레기 없는 카페) ‘보틀팩토리’에서 열린 장터 ‘채우장’. 채우장은 ‘버릴 것 없이 채우는 장터’라는 뜻으로, 상품 포장 시 발생하는 비닐이나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장터다.
지난 4일 서울시 서대문구의 제로웨이스트 카페(쓰레기 없는 카페) ‘보틀팩토리’에서 열린 장터 ‘채우장’. 채우장은 ‘버릴 것 없이 채우는 장터’라는 뜻으로, 상품 포장 시 발생하는 비닐이나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장터다.

지난 4일,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 카페(쓰레기 없는 카페) ‘보틀팩토리’에서 조금 특별한 장인 ‘채우장’이 열렸다. 채우장은 ‘버릴 것 없이 채우는 장터’라는 뜻으로, 상품 포장 시 발생하는 비닐이나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장터이다. 이 장터에선 판매되는 물품이 따로 포장돼 있지 않고, 소비자가 각자 용기를 가져와서 필요한 물품을 필요한 만큼 덜어서 구매한다. 따라서 판매자들은 무게나 낱개 단위로 판매할 수 있도록 상품을 준비하고, 구매자들은 판매되는 품목을 살펴본 후 구입하고 싶은 품목에 맞는 용기를 준비해야 한다.

이날 장터에는 ‘지구가 웃는 채식발효공방’ 석은진 쉐프의 두부고추장과 고추자작장·이지라이크콤부차, ‘제이슨95’의 에그타르트, ‘비버댐 농장’의 피클, ‘마하키친’의 빠에야소스와 복숭아가공품, ‘파아프템페’의 템페(인도네시아식 청국장)와 템페고추장, ‘오트홀릭’의 그레놀라와 쿠키, ‘홍천 구만리콩마을영농조합법인’의 강원도 전통막장 등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과 가공품이 판매됐다.

홍천군여성농민회(홍천여농) 소속 농민들은 밭에서 바로 수확한 건강한 농산물과 토종농산물을 가지고 판매자로 참가했다. 파란콩·밤콩·개이빨콩·호랑이콩 등의 토종밥밑콩과 흰팥·재팥·이팥 등 여러 가지 토종팥, 청녹두·황녹두·반달콩·콩나물콩·토종땅콩·동부콩 등 토종 두류를 비롯해 토종오이·호박·가지·토마토·갓끈동부·여주 등 신선한 토종농산물을 판매함과 함께, 홍천여농에서 발간한 책 <홍천에서 살아온 토종씨앗> 및 홍천 토종씨앗의 전시도 진행했다.

장터에 참가한 소비자들의 대다수는 처음 보는 낯선 토종씨앗을 신기해하며 사진 찍고 요리법을 묻고 농산물을 구매했다. 토종씨앗 농사를 짓는 농민과, 토종씨앗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소비자 간 대면 교류 과정은, 전시중심으로 이뤄지는 씨앗축제와 판매중심으로 이뤄지는 농민장터가 가지는 장점들을 한 데 어우른 듯했다.

채우장은 각자 필요한 만큼만 소량으로 물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상품 포장에 들어가는 쓰레기를 줄일 뿐만 아니라 집에서 남겨서 버리는 쓰레기도 없어진다. 채우장은 처음엔 식재료를 샀을 때 생기는 일회용품을 줄이려는 의도로 만들어졌으나, 결과적으로 일상 전반에 걸쳐 쓰레기 배출량을 줄였다. 뿐만 아니라 판매자와 소비자가 같은 가치·목표를 공유하며 상호 존중과 배려의 분위기 아래 장터를 열기 때문에 활발하면서도 어수선하지 않은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판매자로 참가한 손경희 농민은 “아주 작은 단위로 가격을 책정해야 하고 원하는 만큼 일일이 담아줘야 하는 등 상품을 준비하고 판매하는 모든 과정이 낯설고 어려웠다. 하지만 막상 진행하면서 보니 무척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토종씨앗과 우리 농산물에 호의와 애정을 가지는 걸 목격했기에 피곤한 줄 모르고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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