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 밭작물 폭우 피해 크지 않다는 정부 … ‘쑥대밭’된 현장선 피해 호소

17일 기준 농작물 1,856ha 침수, 충남에 60% 집중

트럭 높이까지 불어난 물 … 고추 등 작물 피해 드러나

겨울배추 재배 앞둔 강원도, 모종 정식 못해 ‘발 동동’

  • 입력 2022.08.19 14: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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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14일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과 축사, 농경지 등이 파손되거나 침수된 충남 부여군 은산면 거전리 마을에서 16일 복구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포크레인이 고추밭을 뒤덮은 토사를 걷어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4일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과 축사, 농경지 등이 파손되거나 침수된 충남 부여군 은산면 거전리 마을에서 16일 복구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포크레인이 고추밭을 뒤덮은 토사를 걷어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8일부터 지속된 집중호우에 17일 현재 기준 농작물 1,856ha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호우로 인한 피해는 특히 충남지역에 집중됐는데, 충남 내 농작물 피해 면적은 1,121ha로 전체의 약 60% 수준을 차지한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농식품부)는 지난 17일 직원 30여명과 부여군을 방문해 응급 복구 지원을 위한 멜론 수확 작업과 피해 농업 시설물 잔해 및 토사 제거작업 등의 일손돕기를 실시했다. 하지만 그에 앞서 16일 노지 밭작물 배추·무·고추·감자 작황 점검 및 대응을 위해 권재한 식품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작황관리팀’ 회의에서는 “집중호우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농촌진흥청과 강원도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및 농협 등 관계기관 담당자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 신고된 노지 밭작물은 건고추 28.65ha(강원·충남)와 감자 10.3ha(강원), 배추 1.4ha(강원) 수준으로 피해면적이 미미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특히 배추의 경우 피해 물량이 심은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생육 초기 배추인 것으로 파악돼 다시 심는 게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앞으로의 기상 여건에 따라 작황이 부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세심한 작황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장 상황은 농식품부 예측과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 현장 농민들에 따르면 충남 부여군의 경우 시간당 100mm가 넘는 집중호우에 트럭 높이까지 물이 차 마을 전체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며, 고추 주산지로 꼽히는 청양군에서는 고추밭이 모두 잠겨 제대로 된 수확을 기대할 수 없는 지경이다.

강원도 또한 계속된 호우로 밭 정비를 마치지 못해 40여일 넘게 키운 배추 모종 정식을 시도조차 못하고 있으며, 이번 주말까지 예보된 비의 영향으로 앞으로의 배추 정식 또한 그 가능성을 쉽게 내다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강석헌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사무처장은 “춘천과 양구 등에서는 적절한 정식 시기를 놓칠 위기에 처해있다. 보통 감자와 옥수수를 수확한 뒤 밭을 정비해 김장배추 모종을 정식하는데, 계속된 비로 그 시기가 계속 늦춰져 아예 후작을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라며 “정식 시기에 맞춰 심은 모는 이미 늙어 지금 정식해도 제대로 활착될지 알 수 없는 상태며, 지금 다시 모를 키운다고 해도 최소 20~30일 이상 소요되는 만큼 9월 중순에야 정식할 수 있는데 사실상 그때 심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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