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낙동강 ‘녹조라떼’ 농민 불안 키운다

  • 입력 2022.08.14 18:00
  • 기자명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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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

낙동강 물을 정수해서 공급한 대구 수돗물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환경부가 즉각 반박하는 등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부는 국립환경과학원 낙동강물환경연구소가 지난 2일 대구·부산·경남 정수장 5곳에서 정화된 수돗물을 분석한 결과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환경단체들이 대구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밝힌 것과 대조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다.

환경부는 환경단체 의뢰로 진행된 이승준 부경대 교수 연구팀의 연구에 사용된 효소 면역측정법(ELISA)은 정확도와 신뢰도가 낮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는 논평을 내고 “수돗물 불신의 근본 원인은 상수원 원수에 대한 불안인데, 환경부는 정수장 유입 원수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를 표시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이번 환경부의 발표만으로는 수돗물에 대한 국민 불신이 해소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는 사이 낙동강 물로 농사짓는 일부 농민들의 속앓이는 깊어지고 있다. 당장 농업용수를 끌어다 써야 하는데, 녹조가 농수로를 타고 논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낙동강 물을 이용해 재배한 2021년산 쌀 2종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녹조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올 초 환경단체의 발표가 있었던 만큼 농민들은 녹조 물이 농작물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까지 녹조 독소가 농작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시험법과 기준조차 없었다는 점이다. 기준이 없으니 대책이 있을리 만무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마이크로시스틴 시험법 개발이 마무리 단계라고 한다. 곧 실태조사를 비롯해 농림축산식품부와 모니터링이 시행될 예정이다. 실태조사와 더불어 극심한 가뭄과 녹조로 고통받는 농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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