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 강은 흘러야 한다

  • 입력 2022.08.14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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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명박정부 시절 대표적인 토건사업이 바로 한강, 영산강, 낙동강, 금강 유역을 정비한 4대강 정비사업이었다. 당시 환경단체, 시민사회단체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22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대규모 토목사업을 거행했었다. 환경오염, 인공적인 시설관리 등으로 인한 예산 낭비 등의 문제가 우려됐고 이는 곧 현실로 다가왔다. 낙동강에서 발생한 녹조가 최근 들어 인근지역 농지에까지 유입됐다는 소식은 문제의 심각성이 얼마나 큰지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당시 정부는 홍수 예방과 수질 개선, 수량확보 등의 목적과 함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4대강 정비사업을 강하게 밀어부쳤다. 약 5년간 진행된 사업은 2012년 끝이 났고 관련 시설들이 설치된 지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완공 이후 드러나는 여러 문제점들로 논쟁은 끊이지 않았다.

당시 총 16개의 보가 설치됐는데 낙동강 유역에만 8개가 있다. 보 설치 이후 4급수 지표종이 발견되고, 녹조의 독소 등 수생태계와 수질이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2013년쯤 ‘녹조라떼’라는 말이 탄생할 만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지만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할 환경오염의 문제가 정치적 이해관계 앞에서 가로막혔다. 강의 수온이 높아져 녹조현상이 발생한다는 주장과 강이 흐르지 못해 녹조가 발생한다는 의견이 분분한 채 말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보가 만들어지면서 강의 흐름이 차단됐고 녹조가 발생하는 현상이 점점 빨라졌다는 것이다. ‘보’라고 이름을 붙이기는 했지만 댐의 크기에 가까운 보는 물길을 가로막았다. 보 설치로 인해 생태계 단절, 수질 오염 등의 하천 훼손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은 여러 연구결과로도 확인할 수가 있다. 녹조라떼가 아니라 이제는 ‘독소라떼’로 불려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며칠간 수도권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는 국지성 호우 피해는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너무나 미흡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기후위기 시대 우리의 할 일은 환경을 되살리는 것이다. 인간이 자연 앞에 한없이 나약한 존재임은 자연재해 앞에서 증명되고 있다. 기후위기를 불러온 것도 인간이고 그로 인한 고통을 받는 것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인간이다. 하지만 과도한 욕심으로 그릇된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고 잘못을 바로잡는 것도 쉽지 않다. 정치 논리에 따라 180도 바뀌는 정책으로 국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기도 한다.

최근 환경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는 4대강 보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명품하천은 물이 살아 숨 쉬는 곳이어야 한다. 두 달 째 이어지고 있는 낙동강 녹조경보는 식수와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하천을 다시 흐르게 하여 하천의 생태단절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고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강으로 만드는 것이 먼저다. 세계적으로 하천의 재자연화가 흐름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기후위기 시대에 정부가 우선 추진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하루빨리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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