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바우처를 아시나요?

  • 입력 2022.08.14 18:00
  • 기자명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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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

지난 9일 전북 김제시에 살고 있는 강강례(83) 할머니가 김제농협 하나로마트를 방문해 과일 매대에서 국내산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농식품바우처 카드로 장보기에 나선 강 할머니는 방울토마토와 무화과, 소고기를 구매했다.한승호 기자
지난 9일 전북 김제시에 살고 있는 강강례(83) 할머니가 김제농협 하나로마트를 방문해 과일 매대에서 국내산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농식품바우처 카드로 장보기에 나선 강 할머니는 방울토마토와 무화과, 소고기를 구매했다.한승호 기자

“할아버지 한 분이 한 달에 두 번씩 꼭 전화가 왔어요. ‘오늘은 뭐 사 먹었다, 자기는 남자지만 과일을 정말 좋아해서 농식품바우처로 과일만 사 먹는다’며, 덕분에 걱정 안 하고 과일을 먹고 있다고. 그게 그렇게 행복하다고 하시더라고요(강혜숙 김제시 푸드플랜팀 주무관).”

농식품바우처는 경제적 취약계층(중위소득 50% 이하 가구)의 영양 보충을 지원하기 위해 신선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정책이다. 저소득층의 식품 접근성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산 농축산물 소비 촉진 및 농가 경제 활성화에 목적을 두고 있다.

그동안 취약계층에 대한 식품비 지원이 현금 위주로 이뤄지면서 농산물 판로 확대는커녕 시민들의 식생활 개선에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연간 2조원 규모로 투입된 식품 지원금은 먹거리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현금이 아닌 현물보조로 만들어진 농산물바우처는 오로지 국내산 농산물만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대상자는 한도 내에서 수입산 농축산물을 제외한 국산 과일·채소·육류·계란 등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

2017년에 논의가 시작돼 아직 시범사업에 머물러 있는 농식품바우처는 올해의 경우 15개 지자체에서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운영되고 있다.

작년에는 한해를 꽉 채워 12개월 동안 지원금이 지급됐으나 올해는 반절 가까이 줄어들었다. 예산은 작년과 같은데 시범사업 대상 지자체가 10곳에서 15곳으로 늘어나면서 기간이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상 실질적인 예산은 줄어든 셈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식품바우처를 확대 추진할 경우 △1조4,768억원의 농식품 소비 증대 △3,372억~4,435억원의 의료비 절감 △1조3,485억원의 생산유발 △작은 수준의 가정식비 불평등 완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바우처 사업이 취약계층뿐 아니라 사회전반에 막대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시범사업을 운영하면서 시민들의 식생활 변화를 목격한 지자체 관계자들은 농식품바우처가 최대한 빨리 본사업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일부 지자체에선 농식품바우처 사업과 푸드플랜을 결합해 로컬푸드·공공급식과 연계한 대안적인 모델들도 만들어내고 있다.

곽길성 가락시장품목별생산자협의회장은 “소비자들이 농산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농산물 소비 체계를 만들어 놓지 않으면 앞으로 소비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농식품바우처는 국민들의 밥상을 우리 농산물로 되돌리기 위해 제도화시키는 방법 중 하나다. 농식품바우처와 공공급식 등 국민들의 밥상을 우리 농산물로 바꾸고 지켜나가는 것에 다같이 관심을 두고, 농민·소비자·시민단체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사업을 앞두고 시범사업 3년 차에 접어든 농식품바우처가 ‘먹거리 정의 실현’과 ‘지속가능한 우리 농산물 소비체계 구축’이라는 본래 목적에 가까워지고 있을까?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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