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업에 애정이 상당한 것 같은데, 농사는 언제부터 지었나.
어릴 때부터였다. 아버지 연세가 많은데 작은형이 농사를 물려받아 짓다 군에 가는 바람에 내가 어린 나이에 맡게 됐다. 쌀도 짓고, 수박 밭에 원두막 지어 장사도 하고, 돼지 키워 열 마리씩 실어 가축시장에 팔러도 다녔다. 고등학생이 당시에 20만원을 저축해 체신부 장관 표창까지 받을 뻔했는데 급사의 실수로 상신이 안 돼 못 받은 일도 있다. 농협 직원 시절에도 농사는 계속했고, 지금은 천혜향 등 유실수 1,500평을 지어 연소득 3,500만원 정도를 올리고 있다.
관내에 농지는 얼마나 되나.
금정구의 절반이 상수원보호구역·개발제한구역이라 농지가 꽤 있는 편이다. 화훼·당근 농사를 많이 짓는데 다만 전업농이라 할 만한 규모는 드문 게 사실이다. 갈수록 농업소득이 줄어 농촌소멸까지 가속화되는 마당에 도시지역 농업이 온전할 리 없다.
도시농협의 농협 정체성 상실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농민 조합장으로서 그걸 놓치지 않기 위해 직원들을 뼛속까지 교육시키고 있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 하루 한 번씩이라도 농민을 생각하라, 우리가 왜 존재하는지 생각하면서 일하라고 당부한다. 이건 산지농협 직원들도 명심해야 한다. 경제계 직원들이 열심히 수매·가공·포장해 거래처로 보내지만, 과연 금융창구 등 일반 직원들은 그걸 팔기 위해 친척·지인들에게 전화 한 통이라도 돌리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금정농협은 전 직원이 판매에 동참해 연간 3,000만~4,000만원어치를 팔고 있다. 일반 직원에게 판매를 시키는 게 요즘 세상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농협 직원의 마음은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도시농협이라고 편안하게 앉아 돈 장사만 한다는 얘길 들어선 안 될 일이다.
도시농협이 농촌을 생각할수록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임원들의 저항은 없나.
아무리 조합장의 의지가 강해도 이사회에서 누구 한 사람이 비토를 하면 그건 못 하는 일이 된다. 도시농협들이 제 역할을 잘 못하는 데도 사실 이런 문제들이 많을 것이다. 우린 산지농협에 비료를 지원할 때도 버스로 이사들이 모두 동행해 현장을 보고 보람을 공유한다. 도농상생을 도시농협의 당연한 역할로 인식하는 게 중요하며, 여기에 공감하고 고생해주는 우리 임원·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