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캄페시나 소속 전 세계 농민들 “WTO 해체하라”

“농민권리·식량주권 기반 국제무역, 새로 건설해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12차 WTO 각료회의 열려

  • 입력 2022.06.18 14:16
  • 수정 2022.06.19 20:03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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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제12차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가운데 지난 11일 국제적인 농민단체 비아캄페시나 소속 농민들이 각료회의 반대 및 WTO 해체를 요구하며 제네바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김정열 비아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국제조정위원 제공
제12차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가운데 지난 11일 국제적인 농민단체 비아캄페시나 소속 농민들이 각료회의 반대 및 WTO 해체를 요구하며 제네바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김정열 비아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국제조정위원 제공

 

제12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된 가운데 16일 현재(우리나라 기준) ‘선언문’ 채택 논의로 일정이 하루 더 연장됐다. 이는 선언문 채택으로 WTO 무용론을 타개코자 하는 WTO 신임 사무총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주장이다. 자유무역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는 전 세계 농민들은 WTO 해체를 촉구하며 ‘농업·농촌·농민’ 파괴 정책에 맞섰다.

WTO 각료회의가 열리는 스위스 제네바에는 국제적인 농민단체 비아캄페시나 소속 농민들도 일정에 맞춰 회의와 집회를 여는 등 연일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아캄페시나 소속 전 세계 농민단체 60여명은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자유무역 반대’, ‘WTO 해체’ 등의 구호를 내걸고 WTO 종식을 목표로 투쟁 중이다.

지난 11일 비아캄페시나 소속 농민들과 스위스 시민단체 등 400여명이 제네바 거리를 걸으며 WTO 반대 시위를 했고, 15일에는 WTO에 대한 성명서 발표 및 기자회견도 열었다. 이날 비아캄페시나는 △식량위기 대응책인 ‘월드프로그램’은 기아를 해결하지 못할 뿐 아니라 초국적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고 △식량안보에 대한 각국의 공공비축제를 인정할 것 등의 입장을 밝히면서 “WTO가 기업의 지배에 들어갔고 기업의 조종으로 움직이며, 자본가들이 국제기구를 이용해 인권침해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곧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파괴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비아캄페시나는 “농민의 권리와 식량주권을 기반으로 한 국제무역을 건설하라”고 제시했다.

비아캄페시나는 성명서에서 “30년 전 자유시장 정책의 세계화와 식품의 투기무역에 저항하기 위해 전 세계 농촌 및 도시 식품생산자의 국제주의적 대응으로 탄생했다”고 출범 배경을 밝혔고, ‘그때 예측한 것처럼’ 오늘날 세계는 글로벌 위기에 직면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국제식품 시스템의 기업 통제와 집중, 산업농업 기술이 초래한 지구 온난화, 폭력적인 퇴거를 통한 농촌지역 사회의 강탈 등 ‘자유무역’의 해악을 열거했다.

이번 WTO 반대투쟁엔 김정열 비아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국제조정위원도 참석해 한국농업의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김정열 국제조정위원은 지난 15일 아시아대륙을 대표해 발표하면서 “한국농민들은 30년 전인 1993년부터 이곳 제네바에서 자유무역 반대 투쟁을 시작했다. WTO는 한국농업을 완전히 붕괴시켰고 그 결과 식량자급률이 20%까지 떨어졌으며 젊은 농민은 고작 1%에 불과하다”고 실태를 전했다. 특히 “한국의 식량시스템이 초국적농기업에 종속된 결과 농민들이 죽음에 내몰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정열 국제조정위원은 이어 “(WTO가 이번 각료회의에서) 표면적으로는 해양생물의 보존과 무분별한 남획을 막기 위해서 ‘수산보조금 폐지’를 말하고 있지만 가난한 소규모 어업인들을 말살하기 위한 속임수”라고 맹비난하면서 “WTO 해체만이 농어민들의 삶을 지켜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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