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녘은] 6월 우리의 마음

  • 입력 2022.06.19 18:00
  • 기자명 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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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6월 그리고 25일. 우리에게는 ‘호국보훈의 달’이고 ‘6.25 전쟁일’. 어린 시절 봤던 상이용사분들의 모습은 잊혀진지 오래지만 전쟁의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 골목에서 놀다가도 갈코리 손과 목발을 하셨던 그분들이 나타나시면 왠지 무서움에 자리를 피했던 우리네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지금의 20~30대는 모르겠지만 우리 연배의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남아있는 기억들이다. 전쟁의 상처와 공포는 그렇게 알게 모르게 우리의 주변에 있었다.

그리고 다시 6월이다. 북한의 전략전술무기 시험은 지난해 이후 지속되고 있고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은 여전히 유효한 북한의 대외 입장이다. 긴장은 여전히 고조되고 있고 북한이 8발의 미사일을 발사하자 동일한 숫자만큼 우리 정부의 응사도 곧바로 진행됐다. ‘원점타격’이라는 단어도 쉽게 표현되고 있다. 6월 내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고 미국은 신속하고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인 것 같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도출이 시도되겠지만 지난번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규탄결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처럼 핵실험 이후에도 제재결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속화되는 신냉전의 위기 속에서 서방세계에 대응한 북중러의 공고함이 어느 때보다 강화되고 있기에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이 경우 북한의 핵개발 가속화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협상 카드가 없다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지난 30여년의 북한 비핵화 논의 역사가 정말 비핵화를 도모했던 역사일까라는 근본적인 궁금증도 제기된다. 고도화되는 비핵화 과정 속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액면가 그대로 ‘적대관계 청산, 관계 개선’이라면 어느 부분이 협상의 걸림돌이었을까 복기해볼 필요도 있어 보인다.

북미 간의 비핵화 협상 결과에 따라 우리가 취해볼 수 있는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관계 개선’은 과연 가능할까라는 문제의식도 따라온다. 북미 간의 핵협상에서 논의될 신고, 검증, 폐기 각 단계 마다의 절차적 복잡성과 함께 각 단계에 도달할시 북한에게 제공될 각종 반대급부는 과연 수용가능할 만한 적정한 수준이 될 것인가라는 물음표까지.

북핵문제가 실질적 위기의 순간까지 갈 것인가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예단할 수 없다. 6월 8일에서 10일까지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는 자위권을 언급하며 ‘강대강’ 원칙을 강조했지만 핵실험이나 우리와 미국을 향한 공격성 발언은 없었다.

그렇다고 그 상황을 긍정적으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 북미 간의 고위급 접촉 가능성이 오르내리기도 하지만 실질적 진전 여부는 여전히 난망하다.

인도적 위기 상황을 활용해 대화를 검토하자는 의견들도 있지만 지금까지 북한이 공식적으로 밝힌 코로나19 사망자는 70명에 불과해 치명률 0.002%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통계의 유의미성을 논하기보다는 인도적 상황을 고려한 대화 여지 또한 원천 차단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되는 모양새다.

6월 우리의 마음은 여전히 복잡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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