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어민, ‘CPTPP 반대’ 한목소리

  • 입력 2022.05.13 14:58
  • 수정 2022.05.13 15:01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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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동학농민혁명기념일인 지난 11일 전남도청 앞에서 ‘CPTPP가입 저지 전남 농어민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윤병구 기자
동학농민혁명기념일인 지난 11일 전남도청 앞에서 ‘CPTPP가입 저지 전남 농어민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윤병구 기자

 

동학농민혁명기념일인 지난 11일 전남지역 농민과 어민이 첫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절대 반대를 천명했다.

광주전남농민단체협의회와 전국어민회총연맹 전남본부는 11일 전남도청 앞에서 ‘CPTPP 가입 저지 전남 농어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두 단체는 “1894년 5월 11일은 조병갑을 비롯한 탐관오리의 패악질에 맞서 동학농민군이 황토현에서 대승을 거둔 날이고, 2022년 5월은 거대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한통속 돼 이 땅에 농민·어민·서민을 절망의 수렁으로 몰아넣는 CPTPP 가입을 몰아붙이고 있다”면서 “외세를 끌어들여 민중을 학살한 1894년 동학혁명 투쟁의 시절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2022년 대한민국 현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동학농민군이 황토현 대승을 거둔 오늘(11일) 우리 전남의 농민·어민은 광복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거대양당과 CPTPP에 맞서 척양척왜 보국안민의 정신으로 투쟁할 것을 힘 모아 함께 결의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첫 발언에 나선 이갑성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전연맹 의장은 “30여년 농민운동을 하면서 어민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는 것도 처음”이라고 감회를 밝히며 “작년 겨울부터 시작된 농자재값 인상으로 농민들은 농사를 지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인 상황이다. 보조가 있다 하더라도 비료는 30~40% 인상, 농약은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기름값도 무섭다. 코로나19로 인건비가 폭등해 현재는 돈을 줘도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농촌 실태를 전했다. 이어 이 의장은 “이런 상황에 과연 농사를 지을 수나 있을지, 농사짓는다고 남는 것이나 있을지 걱정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같은 농민들의 애로는 뒤로 하고 듣도 보도 못한 CPTPP로 농어민을 또 죽이려 한다”며 “가장 바쁜 일 철이지만 농어민 살길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우리가 똘똘 뭉쳐서 CPTPP를 막아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철수 전국어민회총연맹 전남동부본부장은 “정부는 대기업의 수출길을 넓히고 경제성장만을 위해 정치를 하면서 농어민 희생을 당연시했다. CPTPP는 완전한 시장개방이며, 이 협정에 따라 보조금이 철폐된다면 어민 99%는 몰살당하고 만다. 정부의 논리는 과거와 똑같아 개방하면 다른 산업의 이익이 더 크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민 먹거리문제와 수출에서 얻는 경제적 이익을 같은 무게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먹거리 기반이 무너지는 것은 비단 농어민만의 문제가 아니고 국민 모두의 문제다. 특히 식량안보 위협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 CPTPP가 경제성장의 지름길이라고 말하는 언론들이 판을 치고 있다. 농어민 스스로 언론인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날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윤석열정부는 지금이라도 식량주권과 농어민의 생존권,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CPTPP 가입을 중단하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한번 분노한 농어민들의 힘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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