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기지역 농민운동, 녹록잖은 여건 속에서 “농촌을 농촌답게”

길병문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의장

  • 입력 2022.03.27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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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한국농정>은 전국농민회총연맹 도연맹 신임 의장 인터뷰를 3명씩 988호와 990호 두 차례에 걸쳐 싣는다. 도연맹 신임 의장들은 지난 1월 11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열린 도연맹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의 지지를 얻어 선출됐다. 앞으로 2년간 도연맹을 이끌어갈 새 수장들의 목소리를 통해 산재한 농촌 지역 문제를 드러내고, 이와 함께 당찬 각오를 지면에 기록했다.

 

길병문 전농 경기도연맹 의장
길병문 전농 경기도연맹 의장

여기(인터뷰 장소, 여주시농민영농조합법인)는 어떤 곳인가.
여주시농민회에서 2008년 만든 영농조합으로, 회원들이 출연해 농약방을 만들고 내가 대표를 맡았었다. 농협이 환원사업으로 농약을 취급하기 시작한 뒤론 퇴비·상토·유박 등을 다루다가, 친환경 학교급식을 접하게 돼 지금은 친환경쌀을 납품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제일 좋은 친환경 여주쌀을 학생들에게 먹인다는 보람을 갖고 있다.

경기도는 서울을 중심에 두고 사방으로 분포한 독특한 지리적 구조를 갖고 있다. 조직력 측면에서 불리한 요인일 것 같은데.
조직력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아무래도 모이기가 편하진 않다. 도연맹 사무실이 화성에 있는데 연천·포천·김포에서 오려면 서울을 지나와야 하니 만만치 않다. 회의가 보통 2~3시에 있으니 끝나고 나면 또 ‘퇴근러시’에 걸린다. 한번은 연천에서 도연맹 회의를 한 적이 있는데 거리도 거리지만 길이 좋지 않아 여주에서 세 시간이 걸렸다. 차라리 부산 가는 게 편하겠다 싶었다. 그래도 매번 한 곳에서 모이는 것보단 낫다 싶어 최근 몇 차례 회의를 각 시·군에서 진행했고 앞으로도 돌아가면서 진행할 생각이다.

땅값이 특히 비싼 지역이다. 농지 문제는 얼마나 실감하고 있나.
땅값이 자꾸 올라가니 농민들이 설 땅이 없어진다. 무엇보다 젊은 사람들이 농사지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오랫동안 농사지어온 농민들이야 ‘농사 안 지으면 뭐 하나’ 하지만 대부분은 여기서 농사를 지을 이유가 없다. 젊은 농민 수는 땅값에 반비례할 수밖에 없다. 농민회뿐 아니라 경기도의 다른 농민단체들도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다.

연천 통일경작지 상황과 올해 전망은.
최근 경기도가 사업 주관을 연천군으로 넘기려는 낌새다. 국가, 최소한 도 단위에서 주관해야 마땅한 사업을 오히려 군으로 넘기겠다는 것이다. 애초에 경기도 통일경작지 담당 직원이 한 명뿐으로 열악했는데, 새로 당선될 지사에 따라선 그나마도 없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도와 의회에 여러 경로로 의견을 전달하는 중이며, 전농은 통일경작 수익 전체를 통일협력기금으로 사용하는 단체인 만큼 적어도 지난해 규모를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경기도연맹의 중점 계획은.
활동공유·족구모임 등으로 친목을 다지는 여주-영천(경북) 농민회의 교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재미있는 사업들을 수행하며 신규 회원을 늘려가려 한다. 한편으로 통일사업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시대에 맞춰 환경농업도 열심히 확대해 가야 한다. 농촌을 농촌답게 만들어가도록 힘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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