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녘은] 신냉전의 여파

  • 입력 2022.03.20 18:00
  • 기자명 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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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지난 2월 24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시작된 지 어느덧 20일이 지나가고 있다. 그동안 국제사회가 우려해 왔던 신냉전의 한 부분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한반도와 접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북한과의 사이에서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던 용암이 우크라이나에서 먼저 폭발하는 모양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다가 급기야 전쟁을 일으켰다. 중국도 오랜 기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응한 일대일로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만 독립’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도 2018년에서 2019년까지 추진하던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차질을 빚자 결국은 계획해 왔던 전략전술무기 시험을 지속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모든 신냉전의 전선이 우리 한반도와 맞대고 있는 러시아, 중국, 북한에 걸쳐 있다. 그리고 신냉전은 톱니바퀴 마냥 세 나라의 관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직접적으로 북한에 단기적뿐만 아니라 장기적 대응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단기적이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러시아와의 교역재개와 경제협력에 영향이 발생했다. 북한은 2월 3일과 7일 북한과 러시아 간 양자협의 및 코로나19 상황 하에서의 교역재개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는 1월에 재개된 북한과 중국 간의 교역에 이은 조치였다. 2021년 북한과 러시아의 교역규모는 매우 심각했다. 2021년 북한과 러시아의 총교역액이 2020년 대비 99.9%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의 결과였다. 문제는 북한과 중국의 철도 교역 이후 점차 러시아와도 국경봉쇄를 해제하려던 북한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점이다. 특히나 러시아에서의 외화벌이마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러시아가 퇴출됨에 따라 루블화를 타 화폐로 교환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교역 규모가 작았다고는 하지만 북한이 생각하는 경제방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나마 북한과 중국과의 철도 교역은 국가정보원장이 윤석열 당선인에게 보고한 바에 따르면 매일 20량, 매월 400량 규모로 주로 생필품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다.

장기적이고 군사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과거 3대 핵보유국이었던 우크라이나가 핵 폐기 후 침공을 받는 상황과 미국이 러시아와의 확전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인 개입을 자제하고 있는 점들을 고려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핵무기 고도화와 소형화의 진전과 핵보유국 천명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부터 지속됐던 극초음속 미사일(1.5, 1.11, 2.9), 단거리탄도미사일(1.14, 1.27), 탄도미사일(1.17), 장거리 순항미사일(1.25), 중장거리 탄도미사일(1.30), 준중거리 탄도미사일(2.27, 3.5), ICBM(정찰위성) 발사 움직임 등 계획된 전략전술무기 시험도 이러한 영향의 일환이다.

북한으로서는 이라크, 리비아에 이어 또 하나의 롤모델로서 우크라이나가 생긴 것이다. 결국 전 세계적인 신냉전과 함께 우리로서는 직접적으로 여러 분야에서 북한과의 갈등상황이 예상되고 있다. 새 정부가 이러한 복잡한 환경 속에서 외교안보 분야를 지혜롭게 이끌어 가지 않는다면 향후 우리에게 닥칠 파고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생기는 지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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