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녘은] 선택과 집중, 그리고 예상되는 방향

  • 입력 2022.02.20 18:00
  • 기자명 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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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북한이 지난해 말 제8기 제4차 당 전원회의를 소집해 2022년 사업방향을 결정한 이후 어느덧 2개월이 지났다. 지난 6~7일에는 제14기 제6차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2021년 사업평가와 2022년 사업계획 수립 및 예산확보, 법제 정비를 진행했다.

큰 흐름에서 보자면 북한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과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이라고 하는 큰 흐름 속에서 경제와 국방의 ‘병진노선’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과 2019년 흔들렸던 모습에 대한 평가를 통해 앞으로는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결의로도 보인다.

경제의 경우 가시적 성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주민 생활에 밀접한 ‘건설’과 ‘농업’ 두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건설 분야에서는 평양시 5만세대 건설계획에 따라 송신송화지구 1만세대 건설을 지난해에 마무리하고 화성지구 1만세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로 따지면 수도 인근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지방에서는 삼지연시 꾸리기 3단계 구상과 검덕지구 5,000세대 살림집 건설을 마무리하는 등 지방건설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방건설을 위한 시멘트 수송·보관창고 건설이 밤낮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감자·옥수수에서 쌀과 밀가루 위주로 주식을 전환하고 협동농장의 부채 탕감, 농업성의 농업위원회 격상 등이 추진되고 있다. 1964년 발표된 ‘우리나라 사회주의 농촌문제에 관한 테제’의 심화발전이라는 표현에 걸맞게 농업 분야의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앞선 경제에서의 움직임과 함께 ‘병진노선’의 한 축인 국방에서의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북한은 올해에만 극초음속 미사일,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 24), 장거리 순항미사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등의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유엔안보리에서의 ‘북한 미사일’에 대한 제재는 중국과 러시아의 저지로 무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전략적 대결 강화와 유럽에서의 우크라이나, 아시아에서의 대만 등 미국의 전선이 확대되는 과정에서의 공백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19일 개최된 당 제8기 제6차 정치국회의에서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중지하였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한다고 결정함으로써 지난 2018년 4월 20일 제7기 제3차 당 전원회의에서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지를 선언했던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이러한 군사 분야에서의 긴장은 적어도 태양절이 있고 한미연합훈련이 연기된 4월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 의미 있게 바라봐야 할 것은 1월 16일 북·중 화물열차 운송 재개다. 그 규모와 물량이 크지는 않더라도 2년 가까이 묶어 두었던 국경봉쇄를 풀었다는 점에서 진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최고인민회의에서 확정된 코로나19 관련 예산이 기존 대비 33.3% 증액됐음은 여전히 방역에 대한 북한 당국의 우려를 느끼게 한다. ‘무역법’과 ‘육아법’, ‘해외동포권익옹호법’의 제개정도 대내외적 지원근거의 준비임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올해의 방향은 제한된 자원 하에서의 ‘선택과 집중’이라고 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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