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녘은] 비슷한 듯 다른 모습

  • 입력 2021.12.19 18:00
  • 기자명 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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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연말이 되면 한해가 참으로 빨리 지나가 버렸음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소회는 북쪽의 정책결정권자들도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

북쪽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한 첫해인 올해,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러한 성과독려의 모습은 올해 1월 열린 제8차 당대회 개회사에서 최고지도자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며 전례 없는 실패를 인정한 직후여서인지 다양하게 전개돼 왔다. 2020년의 경우 코로나19와 여름철 수해라는 예상치 못한 위기가 겹친 측면이 있었기는 하나 최고지도자의 입에서 ‘실패’를 인정하는 말이 나왔다는 점에서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북쪽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인 올해를 ‘승리의 해’로 부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올해 직면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보여줬던 북쪽의 모습은 과거와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열병식이 있지 않을까 우려했던 10월 10일 당 창건일을 전후해서는 국방발전전람회 ‘자위 21’이라는 행사방식을 통해 긴장수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그동안 개발했던 전략전술무기들을 노출했다. 이는 현재 상황에서 위기를 고조시키기 않으려는 측면도 반영돼 있기는 하나 과거와는 다른 유연한 방식이었다.

지방발전을 강조하는 가운데 시·군 발전법을 제정하고 그 모델로 삼지연시를 지정해 활성화시키는 모습은 근거법의 마련과 함께 성공사례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특히나 법제도 구축은 김정은 총비서 집권 이후 나타나는 주요 특징의 하나가 되고 있다. 삼지연시는 지난 3일 노동신문에 3단계 공사가 완료됐다는 기사가 나왔다는 점에서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모습은 해마다 최고지도자가 엄숙하게 진행했던 ‘신년사’ 발표가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신년사는 생략된 바 있는데 이는 2019년 12월 28일에서 31일 사이에 개최된 당 전원회의에서의 연설로 대체됐다. 아울러 2021년 신년사는 친필서한으로 갈음한 바 있는데 이는 1995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필서한 이후 처음이었다. 김정은 총비서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육성 신년사를 발표했던 점에 비춰 보면 새로운 변화를 느끼게 한다. 나름 ‘실용적 접근’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2022년 신년사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이 될지 궁금해진다.

최근 북쪽의 정치일정을 가만히 보자니 2022년도에도 ‘육성 신년사’ 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대체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하는 모습들이 있다.

지난 1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정치국회의가 개최됐는데 그때 결의된 내용 중의 하나가 “12월 하순 8기 4차 전원회의 소집결정서 채택”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전원회의에서의 발언으로 다음해 신년사를 대체했던 것처럼 이번 전원회의 발언도 2022년 신년사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이렇게 몇 가지 사례들을 통해 느끼는 점은 과거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들이 점차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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