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협동조합대회 서울서 성황리 개최

문재인 대통령 “연대와 협력의 가치 널리 확산되길”

전협노, 한국 농협 ‘엉망’ 실태 지적 … 중앙회장에 경종

  • 입력 2021.12.05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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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전 세계 협동조합들의 연대의 장, 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가 지난 1~3일 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렸다. 이 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린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은 각국의 협동조합들로 구성된 세계 최대 규모의 비정부기구다. 매년 혹은 격년으로 진행하는 정기총회와 별개로, 특별히 기념할 만한 일이 있거나 중요한 의제가 있을 때 ‘세계협동조합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ICA 설립 125주년과 1995년 맨체스터 ‘협동조합 정체성 선언’ 25주년을 기념해 ‘협동조합 정체성에 깊이를 더하다’를 주제로 했다. 해수를 따지자면 지난해 열렸어야 맞지만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된 것이다.

대회는 코로나19 시대에 맞게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했다. 세계 각국에서 참여한 협동조합인들의 연설과 컨퍼런스·포럼, 전시회를 통해 협동과 통합, 포용과 상생 등 협동조합 본연의 가치를 거국적으로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에서 “19세기에 시작한 협동조합 운동은 산업화의 거대한 변화 속에서 공동체의 가치를 복원했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경제, 함께 잘 사는 포용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는 희망을 키워냈다. 연대와 협력의 힘으로 더 나은 미래를 열고 있는 협동조합 운동을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또한 “한국 정부는 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경제를 더욱 성장시켜 나가겠다. 체계적·지속적 지원을 위해 사회적경제기본법·사회적가치법·사회적경제판로지원법 등 사회적경제 3법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회의 실질적인 주관은 농협중앙회가 맡았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세계협동조합대회는 큰 변화의 시기마다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의 역할을 해왔다. 이번 한국 대회가 세계 협동조합 발전과 조합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환영사를 전했다.

한편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전협노)은 협동조합 정신이 심각하게 훼손된 한국 농협이 이번 대회를 주관한 데 사뭇 불편한 시각을 내비쳤다. 전협노는 한국 농협이 △절망적인 현실에 처절하게 투쟁 중인 농민조합원들을 외면하고 △부당한 조직문화 아래 농협 노동자들을 탄압해온 일들을 거론하며 농협 스스로 자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협노는 이성희 회장을 향해 “대회 현장에서 한국 농협의 치부를 가리는 데 힘쓸 게 아니라, 한국 농업·농촌·농민 그리고 농·축협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고하고 그 해결을 위해 당장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라”고 쓴소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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