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농수공 사장, 대기업 출신 3명으로 압축 ··· 우려 목소리

시장 관계자 “농산물과 소매 유통 달라 … 도매시장 구석구석 아는 유통전문가 필요해”

  • 입력 2021.11.21 18:00
  • 수정 2021.11.23 13:06
  • 기자명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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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공사) 사장 공개 모집 당시 지원한 14명 중 6명이 서류심사를 통과했고, 지난 12일 면접을 통해 3명으로 압축됐다. 그런데 3명의 후보 모두 소매 유통업체 출신의 대형마트에 종사했던 이력을 가지고 있어 가락시장 관계자·유통인·출하농민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 후보는 각각 홈플러스 전직 사장, 롯데마트·농협유통 전직 대표이사로 알려져 있다. 여태껏 대형마트 임원이 공사 사장에 지원한 적이 없어 시장 내부엔 다소 의아하다는 분위기도 형성돼 있다.

가락시장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공사 사장은 공익적 역할이 요구되는 공영도매시장의 관리자라는 점 △농산물 유통과 소매 유통이 전혀 다르다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동시에 새로 선임될 사장이 침체된 가락시장을 획기적으로 개혁하기를 바라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걸맞는 변화와 혁신 △진정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위하는 유통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8일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회장 정인실)와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회장 엄주헌)는 성명서를 통해 “민간 영역과 소매유통에서 활동해 온 인사들이 제대로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농수산물 도매상권의 특성과 그동안 논란을 거듭해 온 정책의제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일반 공산품과 다른 농수산물 특유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는 가운데 생산자·소비자·유통인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신우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 사무총장은 “공영도매시장에 맞게 거래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좋겠고, 공공성을 띠고 있는 시장인만큼 그에 걸맞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곽길성 가락시장품목별생산자협의회 회장은 “가락시장 이해관계자들의 실무적인 부분이나 농산물유통이라는 특수성과 농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라며 “시장도매인이 안 된다면 블라인드 경매, 담합을 통한 1초경매, 가격변동성 등을 개선해 경매 자체의 공정성이라도 구축해달라”고 전했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전자경매가 도입된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전혀 달라진 게 없다. 경매사 한 명이 300톤 물량을 30분만에 경매로 처리한다”라며 “생산자에게 제값이 돌아가기 위해 농가의 안정적 매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경매 비중을 줄이고 정가수의나 상장예외 중심의 유통구조로 전환돼야 한다. 가락시장이 변해야 다른 도매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상은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은 “영리를 목적으로 장사해왔던 사람들이 농민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힘들게 농사지은 농산물을 적정한 가격에 출하할 수 있도록 경매시스템을 개선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새로운 사장에게 가락시장 내 소통의 창구를 열어달라는 목소리도 있다. 가락시장 업계 종사자는 “새로운 사장이 온다면 갈등관리가 제일 시급하다. 관계자들이 서로 마주보고 존중할 필요가 있다. 적을 만들고 진영을 가르지 말고 관계회복 속에서 막힌 것을 풀어나가야 할 시점이다”라고 지적했다.

서울시장이 최종적으로 공사 사장을 임용하면 서울시의회가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이달 말 세 후보 중 한 명이 공사 사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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