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트랙터, 동-서 나눠 육로 행진 시작

서군은 해남·동군은 진주 출발

17일 전국농민총궐기날 서울 집결

  • 입력 2021.11.13 16:15
  • 수정 2021.11.16 20:59
  • 기자명 윤병구·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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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윤병구·원재정 기자]

지난 8일 제주에서 출발한 ‘11월 전국농민총궐기 성사 트랙터 행진단’이 9일 전남 해남(서군)과 경남 진주(동군)에 상륙했다. 사진은 해남을 출발해 강진으로 향하는 서군 행렬.  윤병구 기자
지난 8일 제주에서 출발한 ‘11월 전국농민총궐기 성사 트랙터 행진단’이 9일 전남 해남(서군)과 경남 진주(동군)에 상륙했다. 사진은 해남을 출발해 강진으로 향하는 서군 행렬. 윤병구 기자

 

적폐농정을 갈아엎자고 떨쳐 일어난 농민들의 차량행진이 지난 8일 제주 출정식 이후 9일 전남 해남과 경남 진주로 상륙했다. 농민들은 오는 17일 서울서 열리는 농민총궐기 성사를 위해 동군과 서군으로 나눠 상경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광주전남연맹(의장 이갑성, 광전연맹)은 지난 9일 해남군청 앞에서 ‘11월 전국농민총궐기 성사 트랙터 행진단 서군 출정식’을 갖고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박흥식 전농 의장은 여는 말에서 “어제(8일) 제주도청 앞에서 트랙터·차량 140여대로 트랙터 출정식과 결의대회를 했다. 농업 개방으로 제주농업은 이미 무너지고 있으며 기후재난으로 고통받고 있음에도 문재인정부는 CPTPP 가입을 추진하고 있어 그에 대한 분노가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해남은 기후재난으로 물폭탄을 맞아 배추가 물러 시들어가고 있다. 정부가 기후재난으로부터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는 틀을 만들 때까지 얼마나 더 싸워야 하느냐”고 개탄하며 “이제 신자유주의 농업 개방을 철폐하고 공공농업으로 국가의 역할을 높여나가야 한다. 농민기본법을 반드시 제정해 식량주권을 실현해야 한다. 오는 17일 우리가 그 틀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투쟁 의욕을 고취시켰다.

트랙터 행진단 서군 대장인 위두환 전농 부의장은 “5년 전인 2016년 11월 15일 바로 이곳에서 전봉준투쟁단이 출발했고, 전봉준투쟁단이 국회에 입성한 날 박근혜가 탄핵됐다”며 “다시 오늘 세상을 뒤집기 위해 트랙터가 출발한다. 오늘부터 전국 방방골골의 농민들을 만나 농민기본권을 보장하고 농업의 공공성을 실현하자고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성하목 해남군농민회장은 환영사에서 “트랙터로 이 세상을 제대로 갈아엎어 농민뿐만 아니라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제대로 대우받고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오늘 트랙터가 출발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실현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갑성 전농 광전연맹 의장은 “농민들에게 트랙터는 가장 중요한 농기계이자 씨를 뿌리기 전에 굳어진 땅을 갈아엎고 잡초도 깔아뭉개 새로운 씨앗이 잘 자랄 수 있게 한다. 농민들에게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와 국회의원들을 트랙터로 갈아엎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서 출발한다”며 “우리 농민들이 나서서, 광주전남이 앞장서서 적폐농정을 갈아엎는 데 힘차게 투쟁하자”고 역설했다.

지난 8일 제주에서 출발한 ‘11월 전국농민총궐기 성사 트랙터 행진단’이 9일 전남 해남(서군)과 경남 진주(동군)에 상륙했다. 사진은 진주를 출발한 동군 행렬에 참석한 차량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제공
지난 8일 제주에서 출발한 ‘11월 전국농민총궐기 성사 트랙터 행진단’이 9일 전남 해남(서군)과 경남 진주(동군)에 상륙했다. 사진은 진주를 출발한 동군 행렬에 참석한 차량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공

 

전농 부산경남연맹(의장 김성만)도 9일 경남 진주시 소재 경상남도서부청사 앞에서 힘찬 행진을 시작했다. 이날 출정식에서 김성만 의장은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적폐농정을 갈아엎고 농민의 기본 권리를 보장하는 농민기본법 제정 등을 위해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정식 이후 ‘가자, 서울로’ 깃발을 단 대장트랙터를 선두로 진주 행진을 마치고 경남 의령으로 향했다. 양정석 전농 사무총장은 “의령에서는 당초 계획했던 트랙터보다 3대나 더 차량행진에 참석해 열기를 높였다”면서 “올해 기후재난은 더 극심해 농민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딸기모종이 뿌리를 내리는 가을에 시설 내 고온 조건이 이어져 폐작이 되다시피 했다. 전국적으로 딸기모종 피해가 30%는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동군 대장인 신성재 전농 부의장은 “경남지역은 아직 농번기”라며 “추수가 덜 끝난 곳도 있고, 마늘·양파 심기에도 하루가 짧을 정도로 굉장히 바쁜 시기다. 하지만 차량행진에 많은 농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현장발언도 나서면서 농정실태를 고발하고 있다”고 현장을 전했다.

농민들의 트랙터 행렬은 지난 8일 제주 출정식 이후 동군(제주-경남-경북-충북-강원-경기)과 서군(제주-전남-전북-충남-경기)으로 나뉘어 행진을 한 뒤 농민총궐기대회가 열리는 17일 서울에 집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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