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어촌 개벽 대행진에 부쳐

  • 입력 2021.10.17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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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도올 김용옥 선생과 박진도 전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주도하는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은 오는 26일 전남 해남을 출발해 전국 18개 시·군을 순회하며 현장 간담회인 ‘민회’를 열고 내년 1월 중순 서울에서 종합행진을 하는 대장정이다.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은 전국 순회 민회를 통해 농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농촌을 살리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여론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우리가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에 주목하는 것은 도시민은 물론이고 정치권조차 농업에 대한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원로 철학자 도올 김용옥 선생과 농업경제학자인 박진도 전 농특위원장이 농업의 위기를 해결하고자 나섰다는 점이다. 국민적 사랑을 받는 사회적 유명인사가 전국 농촌을 순회하며 농민과 시민들을 만나서 농업의 활로를 찾아 나선다는 것 자체가 농민들에게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 박진도 전 농특위원장은 오랫동안 ‘국민총행복’을 주창했고 현행 생산주의 농정을 비판하며 행복농정을 설파해 왔다.

도올 선생은 지난 대선에서 새 정부가 꼭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 중 하나로 ‘풍요로운 농촌’을 제시했다. 농민들에게 ‘국토환경지킴이 수당’을 지급해서라도 농촌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에 도올 선생은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 선언문’을 통해 “우리나라 농촌이야말로 이 지구상 인간의 문명이 건설한 가장 슬기로운 문화의 정화”이자 “사라져서는 안 되는 인류 자산”이라고 밝히며 “국가정책만 바르게 정립된다면 현 세계 모범적인 농촌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3강(綱)5략(略)’을 제시했다. 3강은 기후 위기·먹을거리 위기·지역 위기이고, 5략은 이 3가지 위기에 대응하는 농촌을 목표로 실현 가능한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다. 즉 5략은 주민행복권 보장, 공익적 직접지불 확대, 먹을거리 기본법 제정, 농촌주민수당 지급, 농촌주민자치 실현 등의 5가지 해법을 뜻한다. 작금의 농촌 현실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며 확실한 대안을 제시했다. 박진도 전 농특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각 당 대통령 후보들이 600분 토론을 했지만, 농업·농촌 얘기는 단 3초에 불과했다”며 “이번 개벽 대행진은 대선 후보 토론회에 농촌 의제를 다루지 않으면 안 되는 여론을 만들겠다”고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의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오늘날 전 세계는 기후위기와 감염병 대유행을 겪으면서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역시 위기의 시대에 대응하는 농정의 변화가 시급하다. 이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하는 것이 필요하며 현행 농정을 완전히 바꾸는 농정의 일대 전환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농업·농촌이 사회적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문재인정부의 농정은 관료들에게 포위돼 농정개혁은 출발도 못 하고 좌절됐다. 이런 척박한 현실 속에 20대 대선을 앞두고 저명인사들이 앞장섰다. 농어촌 곳곳을 다니며 ‘농산어촌 개벽’의 들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많은 시민과 농민들이 ‘유명인’들이 왜 나섰는지 관심을 보이는 것부터 여론은 시작된다. 내년 대선에서 농업·농촌·농민의 대변혁을 일으킬 농정공약이 나올 수 있도록 전국에 ‘농산어촌 개벽’ 바람이 휘몰아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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