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올해 쌀 생산량이 380만톤으로 예측되고 있으나 전국 병해충 피해 확산과 잦은 비로 변수가 높은 상황이다. 정부도 지난해 관측량 수치가 실제 생산량과 달랐던 일이 올해 또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농식품부)는 지난 1일 양곡협의회 실무자회의에 이어 8일 양곡협의회를 열고 수확기 수급안정대책을 수렴 중이다.
김정주 농식품부 식량정책과장은 7일 “기본적으로 공공비축미 35만톤 매입, 농협RPC와 민간RPC의 매입자금 지원을 비롯해 피해벼 매입 계획도 논의 중이다”면서 “도열병과 흑수·백수 피해가 늘고 있어 현장조사를 지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 예상생산량 380만톤에 대해서는 “아직 변동성이 크다”면서 “지난해 쌀 예상 생산량 대비 12만톤이 줄어든 사례에서 보듯 올해도 비가 자주 내려 생산량 변동 가능성이 높다. 수급대책 발표 이후에도 보완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수확기 쌀값에 전국 농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면서 “최근 산지쌀값이 떨어진 것이 신곡 가격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8월 시중 쌀 부족을 이유로 정부양곡을 방출한 뒤 통계청이 조사한 산지쌀값(20kg)은 8월(5일 5만5,777원, 15일 5만5,630원, 25일 5만5,333원)에 이어 9월(5일 5만4,758원, 15일 5만4,228원, 25일 5만3,816원) 계속 하락 중이다.
박 의장은 “농협에서 쌀 재고량이 부족하다고 정부양곡 방출을 요구한 곳이 많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 농협이 보유한 구곡이 부족한 상황이 아니었다. 정부양곡 방출이 신곡 시세를 낮추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대목이다”고 비판했다.
병해충 피해가 번지면서 쌀 생산량이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란 현장의 전망과 달리 재배면적 증가, 평년 생산량 회복 보도가 이어지고 8월 정부양곡 방출까지 합세해 쌀값 하락 여론이 짙어지고 있다.
김영동 전국쌀생산자협회 회장은 “전남·북 병해충 외에도 최근 경남지역을 가보니 병해충 피해가 예상보다 크다. 쌀생산량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강조했는데, “반면 경남지역 농협들이 우선지급금을 6만원으로 결정하면서 물가당국의 쌀값억제에 동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우선지급금을 낮추는 게 결국 시세하락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해 개정된 양곡관리법에 따라 매년 10월 15일까지 수급안정대책을 수립·공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