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격 꾸준한 상승세, 하우스·축사 비용도 ‘고공행진’

인건비 인상에 국내 철강 수요 확대까지 겹쳐 시공 금액 급등

농민들 “지원사업 단가 현실화 및 관련 예산 증액 절실” 강조

  • 입력 2021.10.10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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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철강분야 원자재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시설하우스 및 축사를 시공하거나 보수하려는 농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의 한 들판에서 시공업자들이 시설하우스를 짓고 있다. 한승호 기자
철강분야 원자재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시설하우스 및 축사를 시공하거나 보수하려는 농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의 한 들판에서 시공업자들이 시설하우스를 짓고 있다. 한승호 기자

 

 

코로나19와 주요국 내수 확대 및 수출정책 변화 등의 영향으로 철강분야 원자재가격이 그칠 기미 없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업계 전반에 걸친 수급 변동도 요동치는 철강 가격에 적잖은 여파를 주고 있으며 그에 따라 농업계에도 시설하우스 및 축사 설치·개보수 등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e-나라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통관기준 철광석 국내수입평균가격은 1톤당 91달러였으나, 2020년 하반기엔 126달러로 약 38.5%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엔 1톤 기준 182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0년 상반기 대비 100%, 하반기 대비 45% 오른 가격이다.

업계에 따르면 비닐하우스나 축사 건축에 사용되는 파이프 강관은 열연강판을 가공해 만들어진다. 미국 중서부 연말 기준 열연 내수가격 또한 2020년 상반기 1톤당 592달러에서 2020년 하반기 719달러, 올해 상반기 1,502달러로 급등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올해 상반기 열연가격은 약 254% 오른 셈이다. 이는 철강분야 원자재가격이 통계로 집계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최고치다.

이러한 철강 원자재가격 상승 여파는 농민들 또한 피할 길 없는 실정이다. 최근 딸기 고설재배용 시설하우스를 새로 지은 논산의 한 농민은 “파이프 가격이 몇 번이나 오른 것으로 안다. 계약하고 난 뒤에도 계속해서 가격 상승 얘기가 들릴 정도”라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해 8월 수해로 축사를 잃은 구례의 한 축산농민 역시 “지역이나 사육 축종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소 키우는 축사를 짓는다는 가정하에 200평 이상일 땐 평당 단가가 50만원 안팎이고 200평 이하일 땐 60~70만원 수준이다. 1,000평을 평당 단가 45만원으로 계약했다”라며 “예전 기억으론 1,000평 지을 때 평당 30만원에 계약했던 것 같은데 평당 단가가 50% 오른 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인건비도 오르고 파이프 가격도 크게 올라서라고 하는데, 축사 없이 소를 키울 순 없으니 빚을 내서라도 지을 수밖에 없는 거다”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축산농민은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 보니 요즘엔 폐파이프를 재사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구하기 쉽지 않거니와 가격도 예전처럼 저렴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무안의 한 농민은 “최근 하우스 설치 비용 견적을 받아보니 몇 번의 가격 인상 끝에 최종적으로 가격이 이전대비 70% 가까이 인상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끝난다 하더라도 가격이 인하되지 않고 동결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라며 “지자체 지원사업을 받는 것도 쉽지 않지만 지원단가와 실제 시공 비용의 차이가 워낙 커졌기 때문에 설치를 포기하는 농가도 발생하고 있다. 시공 금액이 상향 조정된 것과 연계해 지자체 지원단가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설원예 설치 비용의 경우 내외부 설비나 지역별 내재해 규격 등에 따라 설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단편적으로 가격을 비교하기 어렵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전라남도 무안군에선 100평 하우스 건설 비용 견적이 800~850만원 정도로 산출되는 추세다. ㎡당 2만4,000원에서 2만6,000원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무안군 원예작물 인프라 구축사업 지원단가는 2만원/㎡이다. 하우스 규모가 커질수록 지원단가와 설치 비용의 차이는 더욱 벌어지며, 지원단가 중 50%는 군이, 나머지 50%는 농민이 자부담하는 만큼 농민이 부담해야 할 액수도 커질 수밖에 없다. 농민들이 지원단가 상향을 촉구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무안군 관계자는 “농업시설협회가 산출한 내재해형 하우스 예정공사비 평균값을 적용해 단가를 조정한다. 계속 2만원 수준을 유지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원자재가격 상승 등을 고려해 내년부터는 단가가 인상돼 적용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설치 비용이 하락할 경우를 고려해 대부분의 시·군에서 지원단가 인상을 매우 보수적으로 책정해 고려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전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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