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녘은] 새로운 5개년 계획의 첫해, 지금 북의 농사는 어떨까

  • 입력 2021.09.05 18:00
  • 기자명 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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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북은 올해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시행 첫해부터 이와 관련된 중심과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을 다그쳐 왔다. 시행 반년을 넘긴 지금 북녘에선 해당 부문의 이행실적을 꼼꼼히 따지고 있다. 올해 북의 농사는 지난해의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지금 북에서 강조하는 ‘5개년 계획의 중심과업’이란 금속공업과 화학공업을 중점 육성하려는 전략과 함께 전력과 석탄공업을 비롯한 기간공업부문 간의 연계를 강화해 실질적인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정책이다. 아울러 농업부문의 물질 기술적 토대를 개선하고, 경공업부문의 원료와 기자재를 제대로 공급하여 주민 생활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려보자는 정책이 중점과업에 포함된다.

농업부문에서는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농사를 잘 지어야 하는 것이 국가중대사”라며 “농사결속을 잘하여 나라의 쌀독을 가득 채울 것”을 강조해 왔다. 농업부문에서는 이를 위해 ‘관개수리 혁신’과 ‘농업기계화 제고’ 등을 전략적 과업으로 삼고, ‘종자혁명’·‘과학농사’·‘저수확지의 생산성 개선’·‘새땅찾기’·‘간석지개간’ 등에 주력할 것을 주문해 왔다. 이와 함께 해마다 심해지는 재해성 이상기후에 대해 농업부문에서도 철저히 대처할 것을 강조해 왔다.

북의 매체에 따르면 현재까지 북의 농사에는 큰 탈이 없는 듯하다. 황해도와 평안도 등지에서는 폭염피해가 나타났고, 함경도와 강원도 일부에서는 큰 홍수피해를 입었지만 전국적인 농사 작황은 무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 남부지방에서 집중호우 때문에 큰 피해를 당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9월의 가을 태풍만 잘 비켜간다면 북의 농사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지난해부터 북은 기상예보와 긴급복구 등 재해에 대처하는 방식과 역량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북이 유엔에 제출한 ‘자발적 국가검토 보고서(VNR)’에 따르면 북은 국가적 차원에서 지난 2019년부터 국가재난경감전략을 수립, 시행해 2030년까지 전국적인 재난관리체계를 제도화하고, 소요 자재의 공급능력을 확대하면서 주민의식도 높여 가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북이 유엔의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ESCAP)의 지원을 받아 작성한 것으로 그간 연기되다가 올 7월에 제출되면서 국제적 관심을 모았던 문건이다.

올해 북녘의 농사에서 신형 트랙터가 보급되기 시작한 점도 눈여겨 볼만한 일이다. 북의 신형 트랙터는 우리의 중형 트랙터와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알려진 것처럼 구형 천리마트랙터는 28마력 수준인데다 앞바퀴만 구동되는 방식이라 출력과 작업성이 떨어지는 기종이다. 비록 1970년대 후반부터 북의 농업기계화를 주도했던 트랙터지만 이제는 심하게 낡기까지 해 진작 대체됐어야 할 기종이었다. 그렇지만 고급 디젤엔진이 원만하게 공급되지 못한다면 북의 트랙터 교체는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대북제재가 농업기계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한편 북의 농업당국자들은 국제기구를 통해 그들의 농업에서 영농물자의 부족과 대북제재, 그리고 농업기계화 미흡 등이 큰 문제점이라고 밝혀 왔다. 또 그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재해 역시 큰 위협요인으로 진단하고 있다. 분명 농장원들의 자발적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또 ‘자력갱생’만으로 돌파할 수 없는 여정이기도 하다. 올해 북의 농사는 그들이 달성할 증산목표 못지않게 이러한 물질 기술적 토대가 어떻게 구축되었는지 그 실적을 따져보는 것도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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