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농협의 역할은 신용사업보다 경제사업”

[인터뷰] 유영환 대관령원예농협 조합장

  • 입력 2021.09.03 10:59
  • 수정 2021.09.07 10:43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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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유영환 대관령원예농협 조합장

 

유영환 조합장은 2015년부터 대관령원협을 이끌고 있는 2선 조합장이다. 경제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해온 대관령원협의 오랜 운영기조를 이어받아 사업을 한층 발전시키고 반석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랭지배추 출하가 한창 이어지고 있던 지난달 말, 유 조합장을 만나 조합과 채소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청했다.


대관령원협이 어떤 농협인지 소개한다면.

1962년 ‘대관령종서협동조합’이라는 감자 종서조합으로 태동했는데 품목농협들이 발전하면서 1980년대에 지금의 명칭으로 바꿨다. 신용사업보다 경제사업에 훨씬 큰 무게를 두고 있고 그에 걸맞은 시설들을 구비, 계절따라 전국에서 계약재배를 수행하며 고정적 농가소득 창출에 노력하고 있다.


채소류, 특히 배추를 취급하는 농협 가운데선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데.

연중 생산체계를 돌리면서 우리가 수급조절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농가 적정소득, 소비자 적정가격 시스템이 돌아갈 수 있다. 신용사업은 저비용 고효율, 경제사업은 고비용 저효율이라고 하지만 경제사업이야말로 진정한 농협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어렵고 힘들지만 임직원들 모두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


배추산업 최대의 장애요소는 뭔가.

최근 20년 동안 배추 재배면적이 반토막났다. 김치 수입이 늘고 식생활패턴이 바뀐 탓이다. 소비가 얼마나 안되는지 정상 작황만 되면 과잉일 지경이다. 고온·장마·태풍, 월동배추 냉해 등 감소 요인도 많지만 그렇게 해서 가격이 올라봤자 물건이 없어 농가가 소득을 못 올리지 않나.


올해 고랭지배추 가격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다. 조합 운영에 부담이 클 것 같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야 한다. 음식점·학교급식 같은 대량소비가 없으니 소비가 줄 수밖에 없다. 지금 한창 나가야 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급식수요가 거의 없다. 거리두기는 계속 연장되고 가격은 속수무책으로 떨어져 고민이 많다. 경제사업 비중이 70%인 조합이라 농산물 가격등락에 따라 손익이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 마트나 주유사업처럼 수익을 꾸준히 올릴 수 있는 사업도 추진해야 하는데 아직은 못하고 있다.


지역농협 경제사업이나 배추산업 발전을 위한 제안이 있다면.

농협이 그 품목에서 가격결정권을 가지려면 취급비중이 60% 이상은 돼야 한다고 본다. 문제는 판매인데, 농협은 의무적으로 길어야 4~5년마다 보직을 순환해야 해서 평생 유통에만 매달리는 민간유통인들과 경쟁하기 쉽지 않다. 농식품부가 됐든 농협중앙회가 됐든 어떤 별도의 법인이 됐든 판매를 책임져줄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있다면 지역농협 경제사업에 큰 도움이 된다.

덧붙여 배추도 연작장해가 많이 오고 있는데, 그렇다고 대체작목을 심으면 다른 품목이 폭락하게 돼 있다. 먹거리 외 조사료와 토양복원용 작물 재배를 유도하거나 농지 휴지를 지원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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