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농산물 교역, 대북제재·코로나로 위축

농협경제연구소 북한 농축산물 교역 동향 리포트

“남북 관계 회복 시 농축산물 교역 급물살 기대”

  • 입력 2021.08.22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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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협경제연구소(연구위원 박재홍)가 계간지인 <NH북한농업리뷰> 2021년 3호에 ‘북한의 농축산물 교역 동향과 시사점’ 리포트를 게재했다. 북측의 농축산물 교역상황이 급격히 위축돼 있으며 향후 농축산물이 남북 협력의 중요한 매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측의 전체 교역액은 2013년까지 증가 추세였으나 2014년 대북제재와 최근 코로나19 국경봉쇄로 인해 감소하고 있다. 특히 2016년 포괄적 대북제재 이후 수출이 급감, 코로나19 이후엔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국 무역의존도는 2019년 기준 수출 46.4%, 수입 95%일 정도로 높아져 있다.

농축산물을 따로 떼서 보면, 수출실적은 2014년까지 증가하다 감소세로 돌입, 2018년부턴 급감하기 시작했다. 주요 수출품목이 잣·들깨·인삼·팥·강낭콩·쇄미 등인데, 2019년부터는 대다수 주력품목의 수출실적이 0에 수렴하고 있다. 수출액은 2016년 7,700만달러에서 지난해 150만달러로 떨어졌다.

수입실적은 포괄적 대북제재 이후에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식문화 다양화와 맞물려 기존 현미·정미쌀·옥수수·대두박·대두유·밀가루에 이어 사과·에틸알코올(주정용)·소스류·소시지 등이 신흥 수입품목으로 등장했다. 수출실적의 품목집중도는 높아지는 반면 수입실적의 품목집중도는 낮아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수입실적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6년 3억1,800만달러였던 농축산물 수입액은 지난해 2억5,100만달러를 기록했다. 거의 모든 품목의 수입실적이 감소한 가운데 대두유(조유)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게 특징이다.

급격히 위축된 농축산물 수입이지만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 전체 수입실적에서 농축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0.1%에서 지난해 45%가 됐다. 최근 6년간(2014~2019년)의 평균치는 17.2%로 같은 기간 세계 평균(7.8%)보다 월등히 높다. 농축산물의 수입수요가 크다는 것으로, 그닥 여유롭지 못한 식량수급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북측의 곡물 부족분을 110만톤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박재홍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향후 국제정세 변화로 남북 간 화해무드가 조성될 경우, 농축산물 교역은 유망한 대북사업 분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두유·밀가루·설탕 등 북한이 우선적으로 필요로 하면서 대북제재 대상이 아닌 품목들을 중심으로 교역을 재개하고, 이후 육류·과일·가공식품 등으로 반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견해다. 아울러 남북 농업협력사업을 통해 남북 간 농업경쟁력 격차를 줄이고 농업부문 통일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남북 간 농축산물 교역은 1988년 7.7 특별선언을 계기로 시작됐다가 2010년 5.24 조치 이후 중단된 상태다. 교역이 이뤄질 당시 담배·설탕·대두유 등의 가공품이 남에서 북으로, 고사리·한약재·버섯 등의 채취형 농산물이 북에서 남으로 반입된 바 있다. 다만 북측 시장을 겨냥한 남측의 상업적 교역은 이뤄지지 못했고, 이로 인해 북측으로부터의 반입량이 반출량보다 훨씬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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