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대책 발표에도 양파농가는 천불

농식품부, 1만톤 출하연기에 이어 1만톤 수매계획 발표

연이은 대책 불구, ‘kg당 500원선’ 도매가격 요지부동

양파협, 추가수매·수출지원·인력수급지원 등 추가 요구

  • 입력 2021.05.30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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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정부의 잇단 수급대책에도 양파가격이 올라오지 않자 중만생종 본격 출하를 앞둔 농민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회장 남종우, 양파협회)는 보다 공격적인 수급대책을 요구하며 농민들의 절박한 상황을 호소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농식품부)는 지난 25일 양파·마늘 수급대책을 발표했다. 평년대비 중만생종 양파 생산량이 7.5%, 마늘 생산량이 2.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확·저장기인 6~7월에 정부 비축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이다. 물량은 중만생양파 1만톤, 마늘 2,500톤이다.

상황이 심각한 쪽은 양파다. 중만생종 생산량은 감소 전망이지만 조생종 생산량은 6%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연초에 부쩍 늘어났던 수입량과 맞물려 지난달부터 가격이 급격히 하락, 현재 kg당 도매가 500원선에 머물러 있다. 중만생종 가격상승이 아니라 오히려 현 가격부진의 장기화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중만생양파 1만톤 비축계획은 지난달 말 발표한 조생양파 7,500톤(실제 약 1만톤) 출하연기에 이은 두 번째 대책이다. 하지만 연이은 대책에도 가격지지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평년대비 조생양파 예상 초과생산량이 1만2,000톤임을 생각하면 의아한 일이다.

양파협회는 비상상황이다. 생산량 관측의 오류인지 다른 요인이 있는지 양파협회 스스로도 이 상황의 원인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당장 본격 출하를 앞둔 농민들의 처지가 위태로워진 건 분명한 현실이다. kg당 500원의 현 시세는 농민들이 철저하게 밑지는 가격이라 볼 순 없지만, 코로나19가 초래한 극심한 인력난으로 출하기 작업차질이 우려되는 탓에 생산비 미만으로라도 포전매매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양파협회는 농식품부에 공격적인 추가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머뭇거리다간 300억원 예산을 쏟아붓고도 가격지지에 실패했던 2019년의 정책실패를 되풀이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구체적 요구사항은 △채소가격안정제와 별도로 중만생양파 3만톤을 수매할 것 △수출용 중만생양파 3만톤에 수출지원대책을 마련할 것 △농협이 생산자와 논의해 생산비를 보장하는 농협 수매가를 결정할 것 △수확기 인력수급 대책을 마련할 것 등 네 가지다.

양파협회는 또한 코로나19·이상기후와 연이은 농업개방에 따라 ‘채소가격안정제’를 중심으로 한 농식품부의 수급정책은 더이상 실효성이 없어졌다고 진단,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식량자급률을 높이고 주요 채소 생산을 국가가 책임지는 ‘공공수매비축제’ 실시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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