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도매법인 순익, 지난해 289억

농촌 현장 재난적 상황 불구

역대 최고 수준 순이익 올려

  • 입력 2021.05.30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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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가락시장 5개 청과도매법인(농협가락공판장 제외)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봄철 냉해와 여름철 대홍수 사태, 그 직후부터 이어진 연쇄폭락 등 참담했던 농민들의 처지와 대조적이다.

공영도매시장 도매법인들은 출하된 농산물에서 경매수수료를 떼는 단순한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전국 물량이 집중되는 가락시장의 경우엔 노력과 투자에 비해 과도한 수익이 축적돼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가락시장 도매법인들은 농산물 풍흉과 폭등락에 상관없이 매년 수십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안정적으로 얻지만, 폭등 상황이 발생하면 수익이 좀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도매법인별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서울청과가 71억6,054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중앙청과 67억1,368만원, 대아청과 53억1,998만원, 동화청과 52억4,517만원, 한국청과 44억5,172만원 순이었다. 한국청과의 경우 춘천시장 중앙청과, 강서시장 강서청과, 구리시장 인터넷청과 등 다른 3개 도매법인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4억여원의 지분법손실을 입은 것이 특징이다.

도매법인의 수익은 주주배당을 통해 비농업 자본으로 빠져나가는 게 일반적이다. 서울청과는 고려제강, 중앙청과는 태평양개발, 대아청과는 호반그룹, 동화청과는 신라교역으로 모두 농업과 관계없는 대기업들이 지배주주 자리를 꿰차고 있다. 한국청과 지배주주인 더코리아홀딩스는 대기업이 아니지만, 박상헌 한국청과 대표 개인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다.

다만 이번엔 예년에 비해 배당이 활발하게 이뤄지진 않았다. 중앙청과와 서울청과가 예년 수준(중앙청과 22억9,600만원, 서울청과 14억1,000만원)의 현금배당을 했고 서울청과는 추가로 54억원어치의 주식배당을 진행했다. 대아·동화·한국청과는 배당을 하지 않았다.

물론 배당을 하지 않았다 해서 박수받을 일은 아니다. 가락시장 도매법인들이 농업분야에 일부 수익을 환원하고 있지만 수익규모 대비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나머지 수백억원씩의 이익잉여금은 추후 파격적 배당이나 도매법인 매각 등을 통해 결국 비농업 자본으로 옮겨가는 것이 지금까지의 일관된 모습이었다.

5개 도매법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총합은 무려 288억9,109만원이다. 자유경쟁시장에서 명백히 과도한 특혜를 받으면서도 도매시장 기능 정체의 원인으로 꼽히는 탓에 여러 차례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개혁’ 시도가 번번이 좌초되는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는 조만간 도매시장 ‘개선’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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