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농업교류 성사, 미국 눈치 그만 보고 우리 힘으로

  • 입력 2021.05.27 19:47
  • 수정 2021.05.27 19:48
  • 기자명 강선일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경기도·(사)동북아평화경제협회 주최 ‘2021 DMZ 포럼’의 부문행사로 지난 22일 ‘농업을 통한 남북교류협력 : 남북 농업교류 과거와 현재를 잇다’ 토론회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다.
경기도·(사)동북아평화경제협회 주최 ‘2021 DMZ 포럼’의 부문행사로 지난 22일 ‘농업을 통한 남북교류협력 : 남북 농업교류 과거와 현재를 잇다’ 토론회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다.

남북농업교류 성사를 위해 더는 미국 입장만 살피지 말고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걸 먼저 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도·(사)동북아평화경제협회 주최 ‘2021 DMZ 포럼’의 부문행사로 지난 22일 ‘농업을 통한 남북교류협력 : 남북 농업교류 과거와 현재를 잇다’ 토론회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자들은 모두 남북농업교류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왔던 만큼, 토론에서도 교류 방안에 대한 폭넓은 이야기가 오갔다.

이태헌 통일농수산사업단 상임대표는 △비무장지대(DMZ) 생태농업 협력 △한반도 기후변화 공동대응 △지자체·농민단체 차원의 남북농업교류 강화 등을 주장했다. 이 상임대표는 기후변화 공동대응과 관련해 “아열대성 기후가 북상함에 따라 한반도의 농업 생산성이 5~10%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곳곳에서 자연재해도 빈번한 만큼, 기후문제도 남북이 공동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상임대표는 이어 “지자체 농업협력 구상은 향후 남북농업협력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다. 협력 강화 과정에서 국제연합(유엔)과 미국의 제재를 돌파하는 전략도 필요하다”며 경기도의 사례를 들었다. 경기도는 2019년 12월 북측 개풍양묘장 건설에 필요한 152가지 품목 및 지난해 평안남도·남포특별시에 지으려는 유리온실 건설자재 반입을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재 면제를 신청해 승인받은 바 있다.

최재관 (사)농어업정책포럼 이사장은 남북 간 산림 분야 협력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 이사장은 “북의 산림 황폐화가 심각하다”며 그 요인으로 △농경지 부족에 따른 산림 개간 △에너지 부족으로 땔감을 구하는 과정의 산림 훼손 등을 언급했다.

최 이사장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기후위기 극복”이라며 “우리가 기후위기 극복의 방안으로 ‘산림 복원을 위한 남북 간 협력’을 미국에 제안한다면 좋은 설득 명분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무진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통일농업 실현을 위한 민족의 자주적 노력을 강조하면서 “통일농업은 완성된 게 아니라 남북 간 서로 부족한 것들을 상호보완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 남북이 그 과정에서 대등한 지위를 갖고 공동주체로서 상호보완적 역할분담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농이 상정 중인 통일농업 실현 단계로서 “첫째, 북의 농업생산량을 (대북제재 해제 및 남북농업교류를 통해) 정상적으로 복구, 둘째, 남북공동식량계획 수립, 셋째, 식량계획에서 이어지는 남북공동 농업정책 수립”을 언급했다.

한편 전농은 올해부터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 인근에 남북농민 공동경작지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관련기사 4면).

접경지역인 파주시 장단면 거곡리에서 농사짓는 김상기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은 2014년 한살림연합과 함께 민간인 출입통제선 내에 조성한 ‘DMZ 평화농장’ 운영사례를 이야기했다. 코로나19 이전까지 매년 평화농장에 400~500명씩의 학생·시민들이 방문해, 시농제부터 친환경 쌀 수확까지 농사과정을 함께 했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었다.

김 회장은 “점차 분단문제가 우리 일상 속에서 희미해져 간다는 데 안타까움이 있다”며 “평화농장을 조성한 것은 방문자들이 농사지으며 보게 되는 철조망을 통해 분단을 체감하고, ‘앞으로 분단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방문자들 스스로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하려는 취지였다. 앞으로 남측사회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평화’라는 가치가 일상화되도록 만들 것인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용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부총장은 “민간 차원의 남북농업 기술교류를 위한 센터 설립을 제안한다”며 “일원화되고 체계화된 교류 채널을 통해 남북농업협력을 확대시켜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위원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은 “경기도농수산진흥원 차원에서도 남북농업교류 실현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라며 그 사례로 지난해 시작한 ‘입맛통일축제’를 들었다. 당시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은 입맛통일축제에 북측 청년들을 초대하고자 시도했으나 통일부가 미승인한 바 있다. 이에 진흥원은 새터민 청년들을 초청해 북의 요리를 만들고, 요리를 공부하는 남측 청년들이 함께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강 원장은 “경기도는 미국의 입만 바라보지 않고 남북농업교류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집요한 실천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