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 식중독균 무더기 검출 … 위생 논란 재점화

중국 제조업체 5개 중 1개 꼴로 식중독균 검출

파오차이·다진마늘도 첨가물 및 위생 문제 적발

  • 입력 2021.05.23 18:00
  • 수정 2021.05.24 15:28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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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중국산 김치의 위생 문제가 다시 화두에 올랐다. 국내에 수입 신고된 중국산 김치에서 식중독균의 일종인 ‘여시니아엔테로콜리티카(여시니아)’가 무더기로 검출됐기 때문이다. 여시니아는 사람이나 동물의 분변과 림프절에 주로 분포하는 균으로, 사람이 섭취할 경우 급성위장염·종말회장염·패혈증·결핵성홍반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중국산 김치의 위생 문제는 지난 3월 이른바 ‘알몸배추’ 파동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절임배추가 담긴 구정물 속을 녹슨 포클레인과 알몸의 남자가 휘젓는 영상이 각종 매체를 통해 국내에 확산된 것이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김강립)는 “영상 속 배추는 수출용이 아니다”라며 중국을 두둔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김치의 통관단계 검사기준을 일시적으로 강화했고 결국 여시니아균을 대거 검출함으로써 국내에 수입되는 중국산 김치의 취약한 위생실태를 스스로 입증했다.

검사 강화 기간(3월 12일~5월 7일) 동안 수입신고된 중국산 김치는 55개 업체의 289개 제품. 식약처는 이 가운데 11개 업체의 15개 제품에서 여시니아균을 검출했다. 중국 현지 5개 제조업체 중 1개 꼴로 위생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며 객관적 수치로 확인되지 않을 위생요소를 생각하면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중국에선 100여개의 업체가 한국식 김치를 생산하며 그 대부분을 한국에 수출한다. 우리 국민들은 연간 200만톤의 김치 소비량 중 30만톤을 중국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주로 식당을 통해 소비되는 만큼 개인 의지에 따라 섭취를 피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이번에 여시니아균이 검출된 제품 상당수는 ‘고랭지김치’·‘들녘김치’·‘박향미 대박김치’·‘민수네 김치’ 등 순우리말이나 한국인 이름이 들어간 제품명을 달고 있어 국산으로 혼동하기 쉽다. 모든 국민이 원산지를 꼼꼼히 확인하지 않는 이상, 가정소비 또한 안전지대로 볼 수 없는 것이다.

이번 검사에선 또한 중국산 절임배추(파오차이) 4개 제품 중 2개 제품에서 사용이 금지된 방부제(데히드로초산) 등의 부적합 첨가물이 검출됐으며 다진마늘 120개 제품 중 1개 제품은 세균수가 허용기준치를 크게 초과했음이 확인됐다.

식약처는 이번 검사의 후속대책으로 여시니아균이 2회 이상 검출된 5개 업체 김치에「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의 검사명령을 발동, 6월부터 정밀검사를 받아야만 수입신고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7일부터는 국내에 최초 수입되는 김치의 검사항목에 여시니아 검사를 추가했으며 올해 11월까지 소비자단체와 수입김치 유통경로 및 위생실태 등을 조사하겠다고 전했다.

여시니아균 검출 등 문제의 중국산 제품 정보는 수입식품정보마루(impfood.mfds.go.kr→안전정보→수입식품부적합)에서 열람할 수 있다.

 

“국산김치 구별, 네 가지만 기억하세요”

연이은 중국산 김치 위생 논란으로 소비자들이 아예 ‘배추김치’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영세 김치업체의 부담이 가중되고 배추농가가 폭락에 내몰리는 등 애꿎은 국산 김치업계가 칼바람을 맞는 분위기다. 국내 최대 배추 유통법인인 가락시장 대아청과(대표이사 박재욱)는 이에 배추 경매사의 견해를 빌어 국산김치를 구별하는 네 가지 포인트를 소개했다.

첫째, 숨이 죽지 않은 겉절이는 국산이다. 중국산 김치는 겉절이 형태로 수출하지 않기 때문에, 최근 많은 식당들이 국산김치임을 강조하려고 겉절이를 직접 만들어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둘째, 푸른색 겉잎이 보이는 김치는 국산이다. 국산 포기김치는 푸른 겉잎을 살려 담그는 반면 중국산 포기김치는 겉잎을 대부분 제거하고 담근다. 푸른색의 유무는 대중들에게 가장 쉬운 국산김치 구별법이다.

셋째, 쪽파·대파·무채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것이 국산이다. 중국산 김치는 속재료를 대부분 갈아서 사용한다. 국산 김치업체 중에도 속재료를 갈아 쓰는 곳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파와 무채가 육안으로 보이는 김치는 국산으로 봐도 무방하다.

넷째, 젓갈 냄새가 나는 포기김치는 국산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산 김치는 젓갈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감미료나 소금으로 간을 하기 때문이다.

대아청과는 “시중에서 김치를 구매할 땐 겉포장에 표시된 원산지를 확인하고, 식당에서 김치를 접할 땐 이 네 가지 기준으로 판단하면 90% 이상 중국산을 걸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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