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코로나 학기’ … 학교급식 현장 상황은?

  • 입력 2021.05.23 18:00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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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코로나19 발생 이후 세 번째 학기도 어느덧 후반부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3월 혼란과 공포 속에서 맞이했던 새 학기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도 교사들과 영양교사, 조리노동자, 그리고 학생들은 마음 한 켠에 불안감을 안고도 차분하게 학기를 보내고 있다. 세 번째 ‘코로나 학기’에 학생들은 학교에서 밥을 어떻게 먹고 있을까?

경기도 어느 도시의 한 초등학교. 약 600명의 학생이 다니는 이 학교는 현재 1~2학년만 매일 등교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주 2회 등교한다. 급식은 3교대로 진행 중이다.

예년 같으면 어느 때보다도 떠들썩해야 할 점심시간임에도 아이들은 조용하다. 교사들은 식사시간마다 학생들이 식당 들어설 때 손소독 하도록, 식사 기다리며 마스크 쓴 채 말하지 않도록 계속 교육하고 확인한다. 식사 전 손소독은 두 번 하며, 체온 측정도 반드시 거친다.

식당 탁자는 원래 6명이 함께 앉는데 교대 급식을 하니 3명만 앉는다. 3명의 학생은 마주 보지 않도록 엇갈려 앉는다. 식사하는 학생들 앞엔 가림막이 있다.

어쨌든 마스크를 벗는 상황이니, 선생님들은 식사도 하는둥 마는둥 학생들부터 살핀다. 학생들이 식사를 마치면 ‘실버도우미’ 어르신들이 재빨리 탁자를 닦고 소독한다. 그리고 다음 학년 학생들이 온다.

상상만 해도 불편하다. 그러나 이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A씨는 “그래도 이렇게 급식하는 게 낫다”고 한다. A씨는 이 학교에 올해 전근 왔다. 지난해까진 경기도의 다른 초등학교에서 근무했는데, 지난해 코로나 상황이 심해졌을 때 이전 학교를 비롯한 대다수 학교들은 도시락을 ‘대체급식’으로 주문했다.

대체급식은 코로나 악화로 급식실 운영이 중단됨에 따라, 외부에서 도시락을 시키거나 학교 앞 식당과 계약해 거기서 주문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A씨는 “대체급식은 아무래도 학교급식보단 질적으로 좋지 않았다”고 한 뒤 “쓰레기 처리문제를 비롯한 각종 뒤처리 문제도 복잡했다. 방역문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걸 제외하면 학교급식이 오히려 더 낫다”고 밝혔다.

코로나 상황에 학교 관계자들이 그나마 더 적응하면서, 학교급식도 제한적으로 재개되기 시작했다. 올해 A씨가 전근 온 학교에서도 급식이 진행됐다. 마침 올해 1월 28일 교육부가 ‘탄력적 희망급식(희망급식)’ 방침을 밝힘에 따라, 원격수업 대상 학생 중에서도 희망하는 학생은 학교급식 이용이 가능하게 됐다. A씨 학교에서도 약 50명의 학생이 희망급식을 이용 중이다.

희망급식에 대해선 △코로나 감염 위험성 △급식 시간 장기화 △급식 이용을 위해 이동하는 학생의 원격수업 참여 불가능 △낙인효과 등의 문제점이 지적된다.

그러나 원격수업 학생들 중 편부모 가정이나 맞벌이 부모 가정, 기타 부모가 집을 비워야 하는 가정의 아이들로선 희망급식 아니면 식사가 쉽지 않다.

A씨는 “지난해 경기도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이 당초 취지와 다르게 친환경농산물은 거의 안 들어가고 육류나 대기업 가공품 위주로 구성된 걸 보며 화가 났었다”며 “△교육부·교육청·지자체 차원의 (급식 강화 또는 방역 인력 확충 목적에 재량적으로 쓸 수 있는) 예산 지원 강화 △조리노동자의 노동강도 경감 위한 개선책 마련 등의 과제가 있지만, 코로나 상황에서도 아이들에게 학교급식을 통한 건강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건 의무가 아닐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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