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양파도 국산양파 만큼만 관리하라”

양파산업 관련 3개 단체, 식약처·관세청 앞 집회

급증하는 수입양파에 PLS·중량 등 관리철저 촉구

  • 입력 2021.03.12 21:50
  • 수정 2021.03.19 11:49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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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12일 충북 청주 소재 식품의약품안전처 정문 앞에서 ​​​​​​​전국양파생산자협회·양파농협조합장협의회·한국농산물냉장협회 회원 70여명이 수입농산물 PLS 검사 철저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12일 충북 청주 소재 식품의약품안전처 정문 앞에서 전국양파생산자협회·양파농협조합장협의회·한국농산물냉장협회 회원 70여명이 수입농산물 PLS 검사 철저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회장 남종우, 양파협회)와 양파농협조합장협의회(회장 노은준, 양파조합장협의회)·한국농산물냉장협회(회장 김석규, 냉장협회)가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세청을 차례로 방문해 연속 집회를 벌였다.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검사와 중량계측 등 수입양파 관리에 철저를 기해 달라는 요구다.

현재 양파 가격은 나쁜 편이 아니지만 국산 조생양파 수확이 임박한 상황에서 수입이 급격히 늘어나 정작 국산양파 수확기의 가격피해가 우려된다. 일일 10톤 단위였던 수입량이 100톤을 넘어 1,000톤까지 늘어났으며 특히 중국 외에 일본·미국, 최근엔 대만·베트남까지 수입처가 다변화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수입양파 관리는 농민들의 성에 차지 않는다. 국내 농민들의 가장 큰 부담요인 중 하나인 PLS 검사는 수입량 전체의 15% 정도에만 이뤄지고 있으며 더욱이 수입 중량은 수출업체의 서류만 믿을 뿐 거의 확인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12일 오후 식약처 정문 앞엔 전국 각지에서 농민·농협조합장·유통업자 등 70여명의 양파산업 관계자들이 모였다. 특히 농민들의 참여가 두드러졌으며 국산양파에 비해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는 수입양파 관리행태에 분기를 표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대한민국 농업과 농민을 위해 농식품부가 식약처·관세청·농관원·검역본부 등을 쫓아다니면서 촉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농식품부를 대신해 전국의 양파생산자들이 이렇게 관련부처 정문에 서 있다”며 농식품부에 유감을 표했다.

또한 수입개방으로 인한 농업위기를 호소하며 “수입농산물 저지 없이는 국내 농산물 시장도 없고 농민의 살 길도, 국민의 건강권도 없다. 근본적으로 민간 수입을 막을 수 없다면 기존의 제도를 제대로 정비하고 적용해 국내 농산물 시장을 지켜내야 한다”고 관련기관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식약처 규탄 집회에 참가한 굳은 표정의 농민들. 코로나19 집회인원 제한(99명)과 악천후 속에서도 70여명의 농민들이 참석했다.
식약처 규탄 집회에 참가한 굳은 표정의 농민들. 코로나19 집회인원 제한(99명)과 악천후 속에서도 70여명의 농민들이 참석했다.

특히 우리나라에 양파 수출을 늘리고 있는 베트남의 경우 PLS 대응이 아직 미흡한 모습이 포착돼 적극적인 검사가 국내 시장에 유의미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석규 냉장협회장은 식약처를 향해 “국민건강을 위한다며 PLS를 만들어 놓고 국산에만 잣대를 들이대고 수입산은 그대로 통과시킨다. 베트남은 우리보다 면적이 세 배나 넓은 나라로, 손 놓고 있다간 양파는 물론 모든 농산물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강변했으며, 남종우 양파협회장도 “국민건강을 해치는 고독성 농약을 마땅히 전수검사해야 함에도 하지 않고 있다. ‘인력이 없다’는 핑계가 말이 되는 소린가”라며 PLS 전수검사를 촉구했다.

연대참가한 김창수 전국마늘생산자협회장은 “양파를 심지 못하게 되면 마늘을 심을 수밖에 없다. 양파 문제는 양파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마늘과 다른 품목으로 이어진다”며 “국민에겐 위험한 먹거리를, 농민에겐 작부체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식약처는 과연 누굴 위한 기관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발언하는 남종우 전국양파생산자협회장.
발언하는 남종우 전국양파생산자협회장.

식약처 집회를 마친 농민들은 관세청이 있는 정부대전청사로 이동, 연이어 집회를 열었다. 관세청은 지난해 11월 농민들이 한 차례 항의방문해 수입 통관관리 강화를 요구했던 기관이다. 특히 당시 면담 과정에서 관세청이 수입물량의 중량계측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노은준 양파조합장협의회장은 “관세청이 수입 중량을 정확히 달아서 세금도 걷고 농업도 보호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있다. 수입양파가 10%는 기본, 20~30%까지 중량을 초과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며 “전수계측도, 샘플계측도 아니고 계측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전량은 아니더라도 최소 10% 이상씩은 계측해 관세포탈을 막고, 농민들이 정상적으로 농사지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두 차례의 집회 이후 주최측 대표단은 식약처와 관세청에 각각 요구서를 전달했다. △국내에 수입되는 모든 농산물에 PLS 규정을 철저히 지켜 검사할 것 △수입 중량 검사를 전수조사 내지 최대한 철저하게 진행할 것 △수입 통관검사에 생산자 대표를 참여시킬 것 등이 그 내용이다.

식약처와는 즉석에서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호동 식약처 수입검사관리과장은 현행 전체 15% 수준의 PLS 검사실적을 30%까지 늘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으며, 면담을 마친 대표단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식약처가 면담에 성실히 임했다”며 “성과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고 보고했다.

 

식약처와 면담에 임한 주최측 대표단. 면담은 종전의 싸늘했던 분위기와 달리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식약처와 면담에 들어가는 주최측 대표단. 면담은 종전의 싸늘했던 분위기와 달리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농민들이 집회 현장에 가져와 선보인 중국산(망), 일본산(박스) 양파.
농민들이 집회 현장에 가져와 선보인 중국산(망), 일본산(박스) 양파.
12일 오후 1시 식약처 앞에서 집회를 치른 농민들이 3시 30분경 관세청이 있는 정부대전청사 앞에서 다시 한 번 약식 집회를 열고 있다.
12일 오후 1시 식약처 앞에서 집회를 치른 농민들이 3시 30분경 관세청이 있는 정부대전청사 앞에서 다시 한 번 약식 집회를 열고 있다.
성명서를 낭독하는 오창용 제주마늘생산자협회 준비위원장.
성명서를 낭독하는 오창용 제주마늘생산자협회 준비위원장.
주최측 대표단이 한민 관세청 통관기획과장에서 요구서를 전달하고 있다.
주최측 대표단이 한민 관세청 통관기획과장에게 요구서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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