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녘은] 제8차 당대회와 경제분야에 대한 고민

  • 입력 2021.01.17 18:00
  • 기자명 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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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박천조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부장

 

지난 5일부터 진행됐던 북쪽의 조선노동당 제8차 당대회가 사업총화보고를 앞두고 있다. 대표자 5,000명과 방청자 2,000명을 포함해 총 7,000명의 인원이 참석한 이번 당대회는 코로나19 상황 하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되지는 않을까라는 예상을 뒤엎고 대면으로 진행됐다.

이렇듯 과감하게 시작된 제8차 당대회는 사업총화보고의 전문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경제부문만 보더라도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북쪽의 고민이 여실히 담겨있다.

이미 개회사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스스로 평가할 만큼 북쪽의 경제분야 계획은 그 실적이 저조하다. 북쪽이 스스로 평가했듯이 경제제재와 코로나19, 그리고 수해와 같은 3중고는 지난해 북쪽의 경제를 강타했다.

그러한 판단 때문인지 북쪽의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은 ‘정비전략, 보강전략’으로 사업체계와 부문들 사이의 연계를 ‘복구정비’하고 ‘자립적 토대’를 다져 ‘정상궤도에 올려 세우는 것’ 등 매우 현실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과거와 같은 비현실적인 계획 제시는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5개년의 중심과업은 여전히 금속공업과 화학공업에 투자를 집중하며 특히 농업부문의 물질·기술적 토대를 강화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농업의 경우에는 생산을 늘려 식량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들이 제기됐다. 결국 식량증산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종자혁명, 과학농사, 저수확지에서의 증산, 새 땅 찾기와 간석지 개간’ 등을 언급했다.

이 과제들은 2021년에 갑자기 나타나기보다는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던 농업발전 5대 요소의 재강조에 불과하다. 농업발전 5대 요소는 김일성 주석의 주체 농법을 계승해 발전시킨 것으로 ‘종자혁명, 과학농사, 저수확지에서의 증산, 새 땅 찾기, 당적 지도 강화’ 등이 있었다.

종자혁명은 다수확우량품종을 많이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을 의미한다. 과학농사의 경우에는 경제부문별로 IT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던 기존의 입장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쪽은 농업, 전력, 건설, 경공업 등 전 부문에 IT를 융합시키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저수확지에서의 증산은 알곡 생산이 낮은 중산간 지대와 같은 토지에서의 증산을 의미한다. 새 땅 찾기와 간석지 개간은 결국 영농이 가능한 토지의 확보를 위한 농지개간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북쪽은 농산과 축산, 과수를 발전시키기 위해 농촌경리의 수리화, 기계화도 언급하고 있다. 과학적인 영농기법 운영과 영농기구 및 자재의 개선 등이 포함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임업분야의 경우에는 ‘통나무 생산과 산림조성의 균형’을 맞추고 ‘통나무 수요’를 원만히 보장할 것을 강조했다. 즉 건설분야와 같은 산업 원부자재로서의 목재생산 필요성과 함께 산림에서의 환경적 측면도 동시에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농업부문을 비롯해 북쪽이 제시한 경제분야의 중요목표들은 과거와 같은 비현실적 목표 제시보다는 현실적인 수준의 반복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새로운 5개년’을 시작하고는 있지만 경제발전의 수준이나 규모가 과거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담겨있는 듯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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