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출하자가 농산물 포장재에 표시해야 할 사항이 하나 추가됐다. ‘세척’ 또는 ‘가열’해 먹을 것을 안내하는 안전문구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원장 노수현, 농관원)은 소비자의 식중독 예방을 위해「농산물 표준규격」고시를 개정, 안전문구 표시를 의무화했다.
발단은 올해 초 미국에서 불거진 한국산 팽이버섯 식중독 사건이다. 팽이버섯을 대부분 익혀 먹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선 가열 없이 샐러드 등으로 먹는 경우가 많았고, 3년 동안 36명의 미국인이 크고 작은 식중독 증상을 겪었다. 리스테리아균(가열 시 사멸)이 검출된 일부 제품이 문제가 된 것으로, 섭취 방법만 안내했어도 예방할 수 있는 사고였다.
개정 고시에 따른 표시대상 품목은 크게 세 부류다. 첫째로 버섯류(팽이·새송이·양송이·느타리버섯)는 “그대로 섭취하지 마시고, 충분히 가열 조리하여 섭취하시기 바랍니다” 또는 “가열 조리하여 드세요”라고 표시해야 한다.
둘째, 껍질째 먹을 수 있는 과실·채소류(사과·포도·금감·단감·자두·블루베리·버찌·앵두·고추·오이·토마토·방울토마토·송이토마토·딸기·피망·파프리카·브로콜리)엔 “세척 후 드세요”라는 문구를 표시한다.
셋째, 신선편의농산물(세척·박피·다듬기·절단 과정을 거쳐 포장·유통되는 조리용 채소류·서류·버섯류)엔 성질에 따라 “세척 후 드세요” 또는 “가열 조리하여 드세요”라고 표시해야 한다.
상자는 물론, 지대·포대·그물망·대형박스 등 모든 표준규격 출하품이 표시 대상이 된다. 포장재 변경으로 인한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시 개정일(10월 14일)로부터 1년의 유예를 두고, 내년 10월 15일 본격 적용한다.
노수현 농관원장은 “소비자가 농산물을 구매할 때 맛과 가격보다 농산물의 안전성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식중독 예방을 위해 많이 소비되는 품목을 중심으로 소비자 안전을 위한 표시를 확대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