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녘은] 북의 ‘제8차 당 대회’ 행보, 면밀히 살펴야

  • 입력 2020.11.01 18:00
  • 기자명 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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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헌((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북한의 모든 행보는 이제 ‘제8차 당 대회’를 향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김정은 위원장은 당 창건 75주년 행사를 치르자마자 곧장 피해복구 현장으로 향했다. 평양에서는 당초 예정과는 달리 대집단체조와 예술 공연이 하루 만에 중단된 듯하다. 북한 당국은 또 이와 관련해 ‘80일 전투’를 선언했다.

북한은 지난 8월 19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6차 전원회의를 통해 2021년 1월에 ‘제8차 당 대회’를 소집해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전원회의 결정서를 통해 “대내외적 악재 속에 경제성장이 미진했고, 주민생활 역시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했다”며 그간의 실적부진을 인정하면서 주된 요인으로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사태, 수해 등을 언급했다.

북한에서 ‘당 대회’는 주요한 정책을 의결하는 기구이자 절차이기도 하다. 지난 2016년 김정은 시대를 맞아 36년 만에 재개된 ‘7차 당 대회’에서는 경제건설 총력노선을 결정했으며,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새롭게 설정했다. 5개년 경제개발전략도 ‘당 대회’를 통해 밝혔다. 김정은 시대를 맞아 ‘당 대회’의 위상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그리고 이 ‘당 대회’는 5년 마다 열리게 된다.

이번 ‘제8차 당 대회’에서는 미국의 대선결과를 반영한 북한의 대외정책이 발표될 전망이다. 또 남북관계에 대한 전망도 함께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북한의 경제정책에서 ‘경제건설 총력노선’과 ‘자력부강’ 정책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에 대한 전망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발표된다면 이 또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은 ‘제8차 당 대회’ 일정에 맞춰 ‘80일 전투’를 선언했다. 지난달 5일 당 중앙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10일부터는 모든 지역과 사업소에서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동안 수해복구에 나섰던 주민들도 또다시 여러 사업에 대규모로 투입되고 있다. 김정은 시대를 맞아 네 번째 ‘전투’가 시작된 셈이다.

지난 2016년 5월에 열린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상반기엔 ‘70일 전투’를 했다. ‘당 대회’ 이후에도 ‘200일 전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365일 중 무려 270일 동안 ‘전투’가 벌어진 셈이다. 일각에선 ‘제8차 당 대회’가 끝나면 내년 초부터 ‘200일 전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북한에서 ‘전투’라고 함은 미진한 경제성과를 보충하고, 주민들의 의지를 결집하기 위해 특정과업에 자원과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 기간 내에 목표를 초과달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러나 북한 전문가들은 이런 방식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노동력과 머릿수를 많이 투입해도 경제선순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각종 전투에 동원되는 북한 주민의 피로감만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해 왔다.

한편 현재 북한은 외부의 우려 섞인 시선과는 달리 기묘한 열기에 휩싸인 듯하다. 북한의 최고지도자는 지난 8월 당 중앙위원회 제7기 6차 전원회의에 이어 당 창건 75주년 행사에서 정책실패를 거듭 자인하고서도 북한 주민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한 듯하다. “고맙다”며 눈물을 훔친 최고지도자의 연설까지 주민들의 가슴을 파고 든 셈이다. 당과 내각, 주민들은 젊은 지도자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한 모양새다.

현재 ‘제8차 당 대회’의 결론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이는 곧 ‘80일 전투’를 거치면서 다듬어 질 공산이 높다. 대선을 전후로 한 미국은 여기에 집중할 수 없다. 북의 행보를 면밀하게 살펴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우리 정부의 절묘한 대북교섭력이 요구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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