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의 대흉년 “현장 보고 이야기하라!”

전농 광전연맹, ‘쌀 생산량 0.2% 증가’ 발표에 자체 조사 촉구
피해율 최대 70%·수확 포기 속출 … ‘쌀재해지원금’ 지급 요구

  • 입력 2020.11.01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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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달 28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쌀 생산량 전수조사 및 쌀재해지원금 특별지원 촉구 전남농민대표자 기자회견’에서 이날 수확한 나락을 앞에 두고 농민대표자들이 쌀 재해지원금 지급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달 28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쌀 생산량 전수조사 및 쌀재해지원금 특별지원 촉구 전남농민대표자 기자회견’에서 이날 수확한 나락을 앞에 두고 농민대표자들이 쌀 재해지원금 지급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쌀농가 수확량이 평균 30% 이상 감소한 실정이다. 쌀농가의 소득 절대손실은 재해가 원인이고, 수확량 급감으로 현재 재난과 다름없는 상황인 만큼 전남도는 쌀농가에게 쌀재해지원금을 특별 지급하라!”

지난달 28일 전남도청 앞에 놓인 콤바인이 나락을 탈곡해 내뿜기 시작했고, 농민들은 지난 7~8월 내내 최장기간 기록을 거듭 갱신한 장마와 세 차례의 태풍, 벼멸구 등 해충 피해로 처참한 농촌의 수확 현장을 강조하며 전라남도(지사 김영록)에 자체 행정조사 실시와 쌀재해지원금 특별 지급을 요구했다.

이날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의장 권용식) 주최로 진행된 ‘쌀 생산량 전수조사 실시 및 쌀재해지원금 특별 지급 촉구 전남농민대표자 기자회견’은 통계청의 쌀 생산량 예측조사를 전면으로 반박하며 시작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남농민대표자들은 “지난달 8일 통계청이 ‘전남 쌀 생산량은 72만7,000톤으로 전국 9개 도 가운데 유일하게 0.2% 증가했다’는 발표를 했다. 전남도는 벼 수확량이 평균 30% 이상 줄었다는 현장 목소리를 외면하고 통계청 발표에 공식적인 항의나 문제제기조차 하지 않았다”고 일갈했다. 이어 “지난달 19일 호남지방통계청을 방문해 전남 쌀 생산량 조사자료 공개를 요구했으나, 기밀사항으로 어느 누구에게도 공개할 수 없고 통계청 조사가 오차범위를 허락하지 않을 만큼 통계기법이 뛰어나다는 자랑만 늘어놓았다”며 “통계청의 농작물 생산량 거짓통계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고, 통계청 통계를 믿는 농민 역시 거의 없다. 전라남도는 당장 가을 수확이 다 끝나기 전에 쌀 생산량 실태조사를 즉각 실시해 공개하고, 쌀 감소에 따른 특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농민대표자들은 또 “곡창지대인 전라남도가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읍·면·동·행정리에 쌀 생산량 자체조사를 긴급지침으로 시달하면 될 일인데 왜 하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장마와 태풍 그리고 농경지 침수 피해 현장을 부지런히 둘러본 김영록 도지사와 도청 관계자는 현재 전남 도내 쌀 생산량 현황이 정말 어떤 줄 알고 있느냐”고 성토했다.

아울러 권용식 전농 광전연맹 의장은 “이웃동네와 먼 동네까지 전부 평년 수확량의 30% 이상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고들 얘기한다. 다들 남은 한 해를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을 넘어 두려움까지 느끼는 실정이며 내년 영농계획을 세우는 데도 차질을 겪고 있다”라며 “통계청 자료가 아닌 현장을 방문해 직접 실태를 파악하고 특별재해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남농민대표자들은 “현장 농민들이 쭉정이 벼를 수확하고 도정하며 얼마나 가슴 태우는지 직접 보여주기 위해 도청 앞에 콤바인을 끌고 왔다. 1980년 냉해로 쌀이 부족했던 그때보다 포기·낟알 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등숙률마저 낮아 쭉정이 농사가 태반인 실정이다”라며 “지난해 대비 30% 이상 수확량이 줄었거나 심한 경우 절반도 채 나오지 않아 임차농가들은 도지 갚을 나락마저 없다고들 한다. 책임 있는 도정을 위해선 40년만의 대흉년을 직접 눈으로 파악하고, 예기치 않은 재해로 혹독한 피해를 입은 쌀농가에 쌀재해지원금을 특별 편성해 긴급구호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전농 광전연맹과 전남농민대표자들은 이날 기자회견과 함께 도지사 면담을 신청했으나, 같은날 진행된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의 ‘농정 대전환을 위한 2020 전국순회 원탁회의’ 일정으로 김경호 농축산식품국장이 대신 면담을 진행해 공분을 샀다. 권용식 의장을 비롯해 이제점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전남지부장, 김명기 전국쌀생산자협회 광주전남본부장 등은 △통계청의 전남 벼 재배면적 및 쌀 생산량 증가 발표에 대한 입장△ 전라남도가 파악한 쌀 생산량 현황 △쌀농가 쌀재해지원금 특별 지급 등의 대책 마련 △쌀값 안정 명목의 정부 재고미 시장 방출 반대 입장 등에 대한 공개 답변서를 도지사에 전달해달라 요구했다. 전농 광전연맹은 10월 중으로 도지사의 답변을 받지 못할 시 오는 14일경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도청 앞 야적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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