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시장, 출하자에 헌신하라”

한유련, 도매법인 등 이윤 추구에 매몰된 행태 비판
시장도매인제 도입·수입유통 근절 적극적 자세 촉구

  • 입력 2020.11.01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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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회장 최병선, 한유련)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도매법인들의 공익적 역할을 당부했다. 가락시장 시장도매인제 도입과 수입농산물 경매 등 도매법인들이 반대 혹은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사안들에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유련은 무·배추·양배추 등을 중심으로 한 전국 산지유통인 조직으로, 이들 품목 전문 취급법인인 가락시장 대아청과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 지난해 대아청과의 대기업 매각 이후 도매법인들의 독과점 및 과다이익 구조에 주목하고 거래제도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시장도매인제 논란과 관련해 한유련도 다시금 도입 찬성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도매법인들이 연간 수십억원의 수익을 올고 있음에도 생산자·소비자를 위한 공익적 역할엔 소홀하고, 자본의 투기대상으로 전락하면서 점점 더 이윤 추구에만 매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시적으로는 알타리무 등 기록상장을 통한 도매법인의 부당이익과 생산자의 이중부담이 발생하는 문제도 있으며, 중도매인들이 카르텔을 형성하면서 경매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최병선 한유련 회장은 “시장도매인제가 만능키고 그것이 생산자들을 잘 보호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이 논의가 나온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며 현 도매시장 거래체계를 방치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기자간담회에서 최병선 회장과 이광형 사무총장이 거래제도 및 수입양배추 유통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기자간담회에서 최병선 회장과 이광형 사무총장이 거래제도 및 수입양배추 유통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자간담회의 직접적 계기가 된 건 대아청과의 수입양배추 경매였다. 최근 양배추 수입이 급증하면서 가락시장에도 지난달 18일부터 수입양배추가 들어오고 있다. 법률상 수탁거부를 할 수 없는 대아청과가 한유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입양배추 경매를 진행하면서 마찰이 일어났다.

한유련은 도매법인이 생산자·소비자 보호를 명목으로 공영도매시장 안에서 특별한 혜택을 받고 있는 만큼, 벌금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입에 단호히 대응해야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은 “대아청과가 과거 대기업에 매각되기 전엔 벌금을 물고서 수입 수탁거부를 해준 적 있고, 지금 다른 도매시장에서도 수탁거부를 해주고 있다. 가락시장 대아청과가 뚫리면 양배추도 당근 꼴이 날 수 있다. 당근은 상대적으로 양이 적지만 무·배추·양배추 수입이 뚫리면 농업기반 자체가 사라진다”고 열변을 토했다.

다만 지난달 말 양배추 생산·출하자와 각 유통주체 간 세 차례의 면담이 있었고 수입산의 국산 대체에 대한 부분적 합의가 도출됐다. 이에 한유련도 수입양배추 문제에 관해선 일단 비판과 투쟁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유련은 그러나 “대아청과가 재정난을 호소해 수수료 4%를 6~7%로 올리는 데 동의해줬더니 10년 당기순이익이 330억원이다. 출하자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정신으로 수수료를 내리고, 올해 아마 사상 최대의 당기순이익이 나올 것 같은데 출하장려금도 올려야 한다”며 수익보다 출하자에 집중해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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