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시장 수입양배추 유통, 출하자 뿔났다

인천에 이어 가락시장에서도 수입양배추 경매 진행
한유련 “도매법인, 생산자 보호하려는 의지 보여라”

  • 입력 2020.10.25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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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지난 18일 가락시장에 출하한 수입양배추. 이날 15kg 박스 600개 분량이 경매됐으며 경락가는 박스당 1만4,000원 수준이었다.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제공
지난 18일 가락시장에 출하한 수입양배추. 이날 15kg 박스 600개 분량이 경매됐으며 경락가는 박스당 1만4,000원 수준이었다.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제공

공영도매시장에서 연거푸 수입양배추 거래가 포착됐다.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회장 최병선, 한유련)는 출하자에 대한 도매법인들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 맹비난을 퍼부었다.

한유련은 지난 12일 인천지역 도매시장에서 수입양배추 거래 정황을 확인했다. 남촌시장 청과부류 4개 도매법인 모두와 삼산시장 부평농산·인천원협공판장에서 수입양배추를 발견한 것이다. 이어 지난 18일엔 가락시장 대아청과에 수입양배추 600박스가 반입된 것을 확인했다. 한유련의 만류에도 경매는 차질없이 진행됐으며 이후 연일 수입양배추 경매가 이뤄지고 있다.

농안법 제38조엔 수탁거부 금지 조항이 있다. 출하자가 수입양배추를 보낸 이상 도매법인은 설령 내키지 않더라도 경매를 거부할 수 없다. 문제는 도의적인 부분이다. 공영도매시장은 생산자·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시설이며 도매법인은 이를 위해 다양한 특혜를 받으며 경매를 담당한다. 출하자들은 도매법인들이 불합리한 법 규정보다 생산자 보호라는 대의에 집중해주길 바라고 있다.

한유련은 20일 성명을 내 “도매법인의 목적은 수익창출이 아니다. 도매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를 제거해 농업인들이 마음 편히 농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며 “대아청과가 어떤 리스크도 지지 않고 수입양배추를 상장한 건 생산자들을 보호하려는 의지가 없음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이는 도매법인에게 부여한 독점 지위가 만들어준 폐해”라고 비판했다.

덧붙여 농림축산식품부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를 향해 △농안법 ‘수탁거부 금지’ 조항에 수입농산물에 대한 예외조항을 만들 것 △도매법인이 수입농산물 유통을 중단케 하고 수입업자 및 이와 결탁한 불법유통 중도매인을 퇴출할 것 △국내 농업기반 유지를 위해 도매시장 수입농산물 확산 방지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올해 9월까지 양배추 수입량은 약 2만6,000톤으로 평년 같은 기간의 7배, 지난해 같은 기간의 9배에 육박한다. 심각한 작황부진으로 고난을 겪은 생산자·출하자들이 도매시장에서까지 불어나는 수입양배추를 불편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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