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관내 초교 중 64%,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선택 ‘본보기’

꾸준한 민·관 소통 노력 성과
도내 총 수요 증대 등 과제 남아

  • 입력 2020.06.07 18:00
  • 기자명 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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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현주 기자]

농민·학부모·행정 사이에 꾸준히 이어진 소통체계가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에서 빛을 발했다. 경기도 김포시(시장 정하영) 초등학교 중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학생 가정에 지급하기로 결정한 학교 비율이 64%로 44개교 중 28개교다. 경기도 학교의 친환경 꾸러미 계약률이 아직 낮은 상황에서, 농민·학부모 연대 및 행정기관의 조율로 계약률을 높인 김포 사례가 도내 친환경 꾸러미 확대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달 경기도와 시·도 교육청은 개학 연기로 미사용된 학교급식 예산을 활용해 학생 1인당 10만원 상당의 지원방안(농협몰포인트 5만원 및 5만원 상당의 농산물 꾸러미)을 발표했다. 개학 연기로 판로를 잃어 피해를 입은 친환경농가를 돕는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도 교육청은 농산물 꾸러미 사업내용에 ‘친환경농산물을 일정 비율 포함한다’고 명시했을 뿐 품목 구성을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해 장기간 보관이 어려운 친환경농산물이 소외됐다.

김포시 친환경학교급식 출하회(회장 나현기, 출하회)는 지난달 25일 김포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 농산물 꾸러미를 친환경농산물로 선택해 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나현기 출하회장은 “엽채류 등은 일반 유통시장에 출하했으나 찰토마토 농가는 그것마저 불가능하다. 학교급식에는 빨간색의 완숙토마토를 납품해야 하고, 유통시장에는 초록빛을 띠는 토마토를 납품해야 하기 때문이다. 창고에 쌓이는 상품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학부모단체들이 학교급식 최종 결정권자인 학교운영위원회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특히 초등학교 학부모를 중심으로 구성된 학교급식모니터링단의 역할이 컸다. 학교급식모니터링단은 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의 취지와 친환경농가가 직면한 어려움 등에 공감했다. 학부모와 학교, 농민 사이에서 김포교육지원청(교육장 정경동)의 조율 노력도 한몫했다.

이는 그간 쌓아온 민·관 협력체계가 위기상황에서 적절히 작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두열 김포시 학교급식지원센터 교육지원과 주무관은 “학교급식모니터링단은 매년 약 66명의 인원이 7개 분과로 나뉘어 20회 정도 농가를 방문한다. 그 과정에서 농민과 직접 소통하는 등 코로나19 이전부터 신뢰와 유대관계를 쌓아 왔다”며 “하루아침에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나온 것이 아니라 꾸준한 소통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 과제는 남아있다. 경기도 내 계약재배 농가들은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과 계약을 맺고 꾸러미에 들어갈 농산물을 공급하기에, 특정 지자체에서 꾸러미 수요가 늘더라도 그 수요를 도내 모든 계약재배 농가가 나눠 맡는다.

나현기 출하회장은 “김포에 있는 농가들만 농산물을 납품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김포농가들이 납품하는 양이 많지 않다. 경기도에서 전체적으로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선택하는 학교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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