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협 마늘 수매가 kg당 ‘2,300원’

인상했음에도 여전히 생산비 미만
제주마늘협, 근본 대책 수립 제안

  • 입력 2020.05.22 15:13
  • 수정 2020.05.22 15:22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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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제주마늘 농협 수매가가 kg당 2,30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농민들의 투쟁으로 수매가 발표 취소 및 재결정이 성사됐지만 여전히 생산비에 못 미치는 가격이다. 제주마늘생산자협회(회장 박태환)는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 대책을 제안했다.

제주마늘 산지 조합장들은 지난 15일 농협 마늘 수매가를 kg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모진 역풍을 맞았다. 지난 18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를 점거한 농민들은 그 자리에 조합장들을 소환해 사과를 요구했으며, 조합장들은 수매가 재논의를 약속했다.

하지만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21일 조합장들이 다시 내 놓은 수매가는 kg당 2,300원. 정부 수매가와 똑같지만 생산비가 높은 제주마늘엔 턱없이 부족한 가격이다. 생산비 2,830원은커녕 농민들이 제시한 최저 마지노선 2,500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제주마늘협회는 22일 성명을 내 농협의 부당한 처사를 성토했다. 육지마늘 고온피해로 당초 관측보다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보임에도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한 부분을 비판했으며, 특히 “농협이 어렵다고 하는데 마늘 수매계약서에 조합 경영난을 감안해 결정하라는 조항은 어디에도 없을뿐더러 먼저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농협중앙회 역시 감사를 시행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조합원들이 고통당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들의 재정난은 마늘 경제사업 외에 경영상 문제로 빚어진 결과며 이를 농민에게 전가하는 건 부당하다는 뜻이다.

협회는 그러나 2,300원 수매가의 추가 인상을 압박하진 않았다. 대신 반복되는 수매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시적인 관점의 근본 해결책을 제시했다. △계약방식을 파종 후 계약에서 파종 전 계약으로 전환할 것 △정부와 제주도가 물류비 지원 예산을 마련할 것 △제주마늘 주산지협의체(가격결정기구, 농민 2인이 있지만 사실상 농협이 선임)를 해체하고 농민 참여를 보장할 것 △민·관·농협이 함께 중장기 대책을 수립할 것 등이 그것이다.

협회는 “우리가 마늘을 포기했을 때 제주농업이 무너지는 걸 알기에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우리를 무시하고 이뤄지는 모든 행태에 대해선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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