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금원 노사갈등 ‘악화일로’

노동조합, 무능경영·갑질 등을 이유로 원장 사퇴 촉구
농금원 측 “몸수색 사실 무근, 조직 안정화 노력 중”

  • 입력 2019.05.05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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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노동조합(위원장 박종록, 노조)과 김윤종 원장의 갈등이 악화일로에 처했다. 농금원 노조는 지난달 19일 성명서를 통해 무능·무법·무치한 김윤종 원장이 최근 업무보고 중 녹음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여성 직원에 강압적인 몸수색까지 시도했다며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노조 성명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농금원 전체 직원의 10%를 넘는 8명의 직원이 퇴사했고, 필수 업무마저 불가능한 상황에 처했으나 김 원장이 직원들의 퇴사와 남은 직원의 업무 가중 등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한 채 노조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회사 일에 관심이 없다”며 “나를 괴롭히지 말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농금원 측은 지난해 8월 이후 퇴직 인원에 대해 순차적으로 채용을 진행했으며, 5월 현재 기준 충원을 100%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농관원 관계자는 “김 원장이 직원들의 퇴직 문제를 매우 심각한 현안으로 인식해 각종 사기진작대책과 함께 노조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가족친화제도 개선, 고충처리운영 활성화 등 ‘조직안정화 대책’을 마련해 보완·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또 업무가 위태로운 지경이라는 노조 주장에 대해 농관원 측은 상대적으로 숙련된 인력에 비해 신임 인력의 역량이 조금 미숙할 뿐이지 업무 자체가 위태로울 지경은 아니라며, 노조 측 업무 위기와 관련해선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단언했다.

문제는 또 있다. 박종록 위원장은 지난해 면담에서 김 원장이 ‘특별승진’을 운운하며 노조 일은 부위원장과 사무국장에게 맡기라는 등의 부당노동행위 언사를 내뱉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면담 당시 박 위원장이 녹음한 대화 내용에서 확인됐으며, 농관원은 김 원장이 표현상의 실수를 했으나 이를 인정해 지난 2월경 전 직원에게 직접 유감표명문을 보내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노조 측에선 김 원장이 지난달 5일 여성 직원에게 업무보고를 받던 중 핸드폰 녹취 여부를 확인하며 강압적인 몸수색을 시도했다고도 전했다. 노조 성명에서 김 원장은 업무보고 중이던 직원이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음에도 자신의 비서를 불러 해당 직원 몸수색을 지시했고, 이후 사태가 확대될 것을 우려해 법률대응을 언급하는 등 협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록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통화에서 “지난 번 면담 건과 관련해 녹음 여부를 확인하려 한 것 같다”며 “해당 직원의 진술을 확보한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에 농금원은 해당 부서장이 무리한 요구를 지속하며 원장을 집요하게 압박했고 원장이 비서에게 녹음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한 게 상황의 전부라고 밝혔다. 덧붙여 원장은 취임 직후 현재까지 여성 직원이 방문할 경우 항상 문을 열어 놓고 결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금원 노조는 김 원장에 공개 사과 후 즉각 사퇴할 것을 거듭 촉구하며 추후 법률 소송 및 언론 대응 등 수단을 강구해 투쟁할 계획임을 전해 사측과 노조 간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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