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트랙터로 분단의 선을 넘자”

통일농업, 농업 문제 푸는 열쇠 … 통일트랙터 보내기 범국민운동 제안

  • 입력 2018.09.16 08:46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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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농민들이 요구사항이 담긴 현수막을 ‘통일트랙터’를 이용해 펼치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농민들이 요구사항이 담긴 현수막을 ‘통일트랙터’를 이용해 펼치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1일 국회 앞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의 대미는 이른바 ‘통일트랙터’가 장식했다.

국회 앞에 선 5대의 통일트랙터가 앞에 달린 지게를 이용해 대회 대표 구호인 ‘스마트팜 밸리 전면 폐기’, ‘농업예산 삭감 철회’, ‘밥 한 공기 300원 보장’, ‘남북 쌀교류 실시’, ‘GMO 완전표시제 실시’가 적힌 현수막을 펼치는 상징의식은 농민대회 참가자들은 물론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의 눈길을 끄는데 성공했다. 이는 전국농민대회가 통일농업을 결의하는 자리였음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통일농업’이 쌀값 문제는 물론이고, 남북관계를 푸는 데 있어서도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농업계의 목소리다. 김영재 농민의길 대표부터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등 농민단체장들이 끊임없이 ‘통일트랙터로 분단의 선을 넘자’라는 구호를 외친 이유도 그래서다.

통일농업에 대한 농민들의 열기를 보여준 또 하나의 장면은 ‘평화가 통일이고, 통일의 주역은 바로 농민’이란 주제로 펼쳐진 부여군 여성농민들의 카드섹션과 몸짓공연이다. 이들의 공연에 참가 농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통일농업에 대한 농민들의 열망은 이날 대회장 곳곳에서 포착됐다. 한반도가 그려진 파란색 티를 입고 대회에 참가한 옥천군의 한 농민은 “농업문제도 심각하지만 분단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지역에선 통일벼 경작을 하고 있고, 곧 수확 행사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남 거창에서 온 농민 윤동영(46)씨는 “지난 여름 농민들이 노동자, 학생, 시민들과 함께 통일선봉대 활동을 펼쳤다”며 “남북제재를 뚫고 한반도 평화를 만들기 위해 거창군에서도 통일트랙터를 마련하기 위한 얘기가 무르익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많은 농민들이 대북제재 해제와 종전선언 촉구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농민들은 이날 통일농업에 대한 의지를 대내외에 선포했다. 또한 통일트랙터 보내기 범국민운동도 제안했다. 강광석 전농 정책위원장은 이와 관련 “대북제재도 있고 트랙터 구입 비용 등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하고자 하는 의지”라며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전농에선 오는 11월 남북농민 통일한마당을 개최해 통일트랙터 100대를 북에 전달하는 등의 농업교류로 남북 농민의 단결과 화합을 도모하는 등 통일농업의 단초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이날 선보인 통일트랙터는 동양물산기업에서 후원 형식으로 지원했다. 동양물산기업은 지난 2005년 북과 함께 금성 뜨락또르 공장을 세우는 등 남북경제협력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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