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대회 이모저모] 백남기 농민 정신 계승부터 ‘살인농정’ 성토까지

  • 입력 2018.09.16 08:42
  • 수정 2018.09.16 08:48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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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 백남기 농민 정신 계승= 전국농민대회에선 지난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물대포 진압에 300일 가까이 사경을 헤매다 이듬해 9월 25일 목숨을 잃은 백남기 농민의 정신 계승이 화두가 됐다. 정한길 가톨릭농민회장은 “고인의 2주기가 되도록 책임자 처벌도 농업정책도 없다”며 “고인이 하늘나라에서 ‘이놈들 정권 만들어줬더니 하는 짓이 이 모양’이라고 호통칠 것”이라며 추모의 뜻을 밝혔다. 참가 농민들은 문재인정부에서도 변한 게 없는 농정 현실을 백남기 농민 정신으로 해결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 ‘살인농정’ 성토= 대회 하루 전인 10일 김규태 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경남연합 부회장이 하우스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순애 전여농 회장은 흐느끼는 목소리로 소식을 전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특히 소희주 전여농 경남연합 정책위원장은 “고인이 여성농민회 합창단원으로 활동할 정도로 누구보다 밝은 사람이었지만 가격 폭락에 낙담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여전히 가격 폭락 등 모든 문제를 농민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다. 문재인정부의 농업 정책은 살인농정”이라고 성토했다. 전여농은 이날 “더 이상 농민을 죽이지 말라”며 애도 논평을 냈다.

 

◇ 농민과 함께한 진보정당 대표들= 앞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에선 쌀 목표가격에 대한 각 정당의 입장 발표를 요청했으나, 대회엔 민중당과 정의당만이 참석했다.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는 “대통령과 집권당을 만들어 준 농민들의 피맺힌 절규를 듣지 않는다면 따끔한 민중의 회초리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대북쌀지원특별법 통과, 쌀 목표가격 현실화, 스마트팜 밸리 중단 등을 정의당이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 농정대개혁 촉구 무기한 단식농성= 앞서 10일엔 문재인정부 농정에 실망한 농민과 시민들이 농업 적폐 청산과 농정대개혁 즉각 착수를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농성단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진헌극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공동대표는 “적폐농정이 되풀이되는 현실을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바꿀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농성단은 △농업·농촌분야 인사 실패, 공약 불이행에 대한 사과 △구태농정 책임자 문책 △먹거리·농업진영과의 대통령 면담 △GMO 완전표시제 △민간 주도의 대통령 직속 농업특별위원회 즉각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 반WTO 공동행동= 세계적 농민단체 비아캄페시나의 반WTO 공동행동이 전 세계에서 벌어진 가운데 대회 참가 농민들도 동참했다. 하루 전인 10일은 이경해 열사가 지난 2003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WTO 협상장에서 “WTO 협상에서 농업을 제외하라”고 외치며 자결한 날이기도 하다. 김정열 비아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국제조정위원(전여농 국제연대위원)은 “WTO와 자유무역협정이 우리 농업과 전세계 농업을 죽이고 있다”며 이경해 열사를 기억하고 전세계 농민과 함께하기 위한 반WTO 공동행동 동참을 호소했다. 

농민과 소비자단체 대표들이 비아캄페시나의 WTO반대 국제행동의 날을 맞아 ‘자유무역이 농민을 죽인다’는 내용의 선전물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농민과 소비자단체 대표들이 비아캄페시나의 WTO반대 국제행동의 날을 맞아 ‘자유무역이 농민을 죽인다’는 내용의 선전물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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