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옹팜 실패, 벌써 잊었나

수출목표 90% 걸었으나 애물단지 전락
농식품부 내세운 성공사례는 국내 판로

  • 입력 2018.07.22 01:52
  • 기자명 홍기원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농식품부가 혁신성장 과제로 적극 내세우는 일련의 스마트팜 지원 정책을 훑어보면 사업실패의 위험성을 고려한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화옹간척지 대규모 첨단유리온실 조성사업의 실패에서 어떤 교훈도 얻지 못한 모습이다.

㈜동부팜화옹은 지난 2012년 12월 경기도 화성시 화옹간척지에 첨단 유리온실단지를 준공했다. 유리온실 규모는 약 10㏊로 여기서 재배한 토마토를 수출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총사업비 467억원엔 FTA 기금 87억원이 포함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당시 농식품부는 간척지를 활용해 규모화·집적화된 첨단 유리온실단지를 조성한 첫 시범사업이라며 고부가가치 수출지향형 산업으로 농업 패러다임 변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곳에서 생산한 토마토의 대부분을 수출할 것이라고 내세웠다. 목표로 내건 수출비중은 생산량의 90%였다.

장밋빛 전망은 채 몇 년이 지나지 않아 허상으로 밝혀졌다. 동부팜화옹은 농업계의 격렬한 반발 속에 사업을 포기했고 우여곡절 끝에 한 중소기업이 투자금의 절반 수준에 매입해 운영하고 있다. 화옹팜은 당초 수출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20% 내외의 수출 실적에 그치고 말았다. 안정적인 경영조차 힘들어 매각과정에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어야 했다.

농식품부는 대신 일부 성공사례를 내세워 스마트팜에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5월, 서울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선 김호연 ㈜우듬지팜 대표가 스마트팜으로 달라진 농장의 모습을 발표하기도 했다.

충남 부여군에 위치한 ㈜우듬지팜은 5㏊ 규모의 스마트팜에서 연간 토마토 600톤, 파프리카 400톤을 생산하고 있다. 2012년 이랜드와 토마토 납품계약을 맺은 뒤 2015년 스마트팜 사업에 참여했으며 2016년엔 롯데마트와도 납품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국내 유통경로를 확보했다.

스마트팜 성공사례로 주목받는 (주)우듬지팜의 김호연 대표가 지난 18일 컴퓨터 화면을 통해 자동화 시설이 완비된 온실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첨단 온실에서 연중생산이 가능해야 수출전망이 있다”고 말했다. 한승호 기자
스마트팜 성공사례로 주목받는 (주)우듬지팜의 김호연 대표가 지난 18일 컴퓨터 화면을 통해 자동화 시설이 완비된 온실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첨단 온실에서 연중생산이 가능해야 수출전망이 있다”고 말했다. 한승호 기자

김 대표는 “국내 내수로는 토마토시장은 포화상태다. 부여군도 스마트 원예단지 조성 공모로 스마트팜 단지가 들어설 계획인데 수출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 단지에 입주할 운영주체들은 농업경력이 20년 이상인 베테랑 농업인들이다. 화옹팜은 현장의 농업인이 아니라 기업이 농사를 지으니 수익을 낼 수 없었던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일본으로의 토마토 수출을 보면 국산 신선토마토 가격은 ㎏당 2,400원인데 미국산 가공용 토마토는 ㎏당 1,500원을 받는다. 스마트팜의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늘리면 일본으로 수출물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규모화된 최첨단 온실에서 연중 생산이 가능해야 수출전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