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
다국적 농약 원제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국내 농약 제조 기업에 횡포를 부리고 있다.
지난해 8월 다국적 기업 바이엘크롭사이언스는 국내 기업 경농에게 올해 7월부터는 원예용 살충제인 ‘데시스’의 원제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며, 데시스 상표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37년 동안 데시스 시장을 키워온 경농은 한 순간에 바이엘에게 상표를 내주게 됐다.
다국적 원제사가 원제를 공급하면서 자기들의 상표를 쓰도록 강요하고, 제품 매출액이 높아지면 다시 상표를 회수하는 일은 예전부터 업계에서 공공연하게 있었다. 하지만 ‘을’의 입장인 국내 농약 제조업체는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불평 한마디 못하는 실정이다. 해외 원제사가 원제 공급을 끊으면, 국내 업체는 농약 제조가 불가능하기 때문. 현재 우리나라 농약 업체의 수입 원료 의존도는 95% 이상이다.
경농은 앞으로 이런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이번만큼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강경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