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 가득’ 원유·육계 수급

  • 입력 2015.01.11 10:3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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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양계업계가 올해 수급상황을 두고 근심하고 있다. 낙농업계는 지속되는 원유 공급과잉을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양계업계는 국내외 AI의 영향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았다.
 

원유수급 안정 ‘안간힘’

지난해 내내 낙농업계를 괴롭혀 온 원유 공급과잉이 좀체 해결되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11월까지) 국내 원유생산은 전년대비 6% 이상 증가했으며, 매월 꾸준히 전년 동월대비 1만톤 가량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더욱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 원장 최세균)이 올해 1사분기에도 전년대비 0.4~1.3%의 생산증가를 전망하는 등 상황은 쉽게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낙농업계는 최근 공급과잉 타개를 위한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축산 여·야·정 협의체에서 합의한 의무경찰 우유급식 추진이 지난해 12월 30일 경찰청(청장 강신명)과 낙농진흥회(회장 이근성)의 업무협약을 통해 결실을 맺었다. 이달부터 전국 의경 2만6,000명에게 200ml 우유를 주 2회 의무공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점차 공급횟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는 공공 및 단체급식 분야의 우유소비를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생산감축 노력도 뜨겁다. 서울우유협동조합(조합장 송용헌)은 최근 정기총회에서 조합원 농가당 3두씩의 젖소를 도축하고 두당 20만원의 도축장려금을 지급키로 결정했다. 이로써 1,800여농가 5,400여두의 젖소가 도축돼 조합내 6~8%의 생산감축이 기대된다.

낙농진흥회는 소속농가들의 반발 속에 정상원유가 지불정지선을 3.47% 하향조정해 시행하고 있다. 집단소송까지 진행되며 달아오르고 있는 갈등의 해결이 큰 과제로 남았지만 결과적으로 수급안정에는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진흥회 관계자는 “이미 많이 올라와 유지되고 있는 생산량이 쉽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고 생산감축도 하고 있으니 과거에 비해 계절별 생산진폭은 줄어들지 않을까 한다. 앞으로 소비가 얼마나 받쳐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미국과 유럽 지역 가금·가금육 수입이 금지되면서 양계업계는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AI 발생은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 위축은 회복세에 있다. 사진은 전남 곡성의 한 육계농장 모습. 한승호 기자

국내외 AI, 오리무중 육계산업

육계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최근 경기 성남 모란시장과 전남 무안 육용오리 농가에서 AI가 확인되는 등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AI가 장기화되면서 오히려 소비 위축은 완화된 경향을 보인다.

문제는 미국발 AI다. 지난해 12월 18일 미국에서 AI가 발생하자 농식품부는 20일을 기해 미국산 가금 및 가금육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미국산 닭고기는 5만8,400톤으로 전체 수입 닭고기의 46%에 달한다. 원칙적으로 2년인 수입금지 기간이 상황에 따라 줄어들 수는 있지만 최소 6개월간은 수입이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각 계열화업체들은 계약농가 사육수수 확대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수입산을 대체할 국산 닭고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업체와 농가로서는 뜻하지 않은 호재를 맞은 셈이다. 농경연 관측에 따르면 1kg당 육계 산지가격은 2월 1,900~2,100원, 3월 2,000~2,200원으로 지난해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혼란의 위험도 크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수입이 줄었다고 업체들이 무분별하게 경쟁적으로 입추를 늘린다면 나중엔 오히려 과잉생산에 의해 폭락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원종계 문제도 걱정이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원종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주 수입처인 미국과 영국이 모두 AI로 수입금지에 걸렸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원종계를 수입해 종계가 나오고 그 종계에서 실용계가 나오는 데 각각 6개월 이상씩 걸린다. 원종계가 들어오지 못하면 기존세대의 도태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대로라면 내년 2~3월경부터는 실용육계의 품질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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