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민 스스로 ‘내것’ 요구하는 사회가 되길

[인터뷰]이시혜 농림축산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 과장

  • 입력 2013.12.01 16:34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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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를 요구했던 여성농민들에게 일정부분 성과가 남았다. 지난 9월에 농림축산식품부에 ‘농촌복지여성과’가 신설된 것. 이시혜 과장은 본인이 여성이기도 하지만 여성농민인 어머니를 보고자란 탓에 지독한 노동을 기억하고 있다. 이 과장은 “여성농민 특화사업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지만, 현 제도에서 여성농민 참여를 높이는 일이 더 적합하다”고 말하면서 여성농민 스스로의 자의식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지난 달 25일 서울여성프라자에서 이시혜 과장을 만나 여농정책 관련 이야기를 들었다.

 

▲ 이시혜 농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장

▲여성농민들의 기대가 크다. 여농정책, 어떤 구성을 하고 계신가.

 - 처음엔 여성농민만을 위한 특화된 정책 개발에 중점을 두고 고민했다. 예를 들면 충북의 바우처 같은. 그런데 중앙정부에 ‘여성특화’만으로는 설득이 어렵다. 남성농민들의 역차별 문제도 나올 수 있고. 그래서 다시 고민한 부분이 여성농업인을 참여시키고 우대하는, 기존의 사업을 개선하는 게 현 시점에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대표적 사례가 국민연금으로, 여성농민들에게도 가입의 문을 열고 지원도 하게 됐다. 이같은 사업 몇 가지를 깊게 고민 중이다. 여성농업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공, 유통판매사업 등은 남성농민보다 경쟁력이 있으니 자연스레 더 집중해야할 사업이다.

▲과 명칭에 여성이 들어갔지만 전담 인원은 변화가 없다.
-아쉬운 부분이다. 복지와 여성을 두루 살펴야 하는 과 특성상, 여성전담 인력은 전과 같은 두명이다. 하지만 상징적 의미가 크다. 중앙부처 직제가 어떻게 되는 가에 따라 지자체, 농협도 변화가 뒷따른다. 현재 지자체에 여성담당이 없다고 했는데, 농식품부에 여성과가 생긴만큼 긍정적 효과는 반드시 나타날 것으로 믿는다. 어디든 사람이 부족한 상황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

▲여성농민단체들은 농업경영체 등록시 ‘공동경영주’를 계속 주장하고 있다. 제도상 여성농민이 등록할 수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제도의 취지가 농장단위 등록인데 공동경영주는 초점이 좀 다르다. 경영주 등록시 ‘별도 경영주’로 각각 등록하는 방법을 충분히 활용하는 게 현재는 최선이다. 그런데 별도경영주 등록 문제도 홍보가 덜 되 대부분 모르고 있다는 점은 놀라웠다. 우리과 담당이 아니지만, 해당 과에 이 부분 홍보를 더 해달라는 요청을 하겠다.

▲여성농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어릴 때부터 농사짓는 부모를 봐 왔다. 엄마가 훨씬 더 고생하는 것도 알고 있다. 지금 농사의 주력층은 여성농업인이다. 자기권리 찾아도 될 때고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65세 이상 분들에게까지 달리 사시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40, 50, 60대 여성농민들이 세상을 바꿔야 한다. 그 사회의 남녀평등이 얼마나 진행되는가에 따라 정책도 바뀐다. 아무생각 없이 남성중심으로 구조화된 것들을 개선하고, 여성농민 스스로도 “내 지분 달라”는 말을 안방에서부터 하시길 바란다.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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