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찾아온 구제역 위기경보 최고 ‘심각’단계 발령

구제역 전국 발생 현황

  • 입력 2010.06.07 15:40
  • 기자명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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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옆 동네에서 구제역이 발생 했다는 소문이 들렸다. 이러한 소문은 라디오와 TV, 신문을 통해 전국 방방곡곡으로 보도 되면서 사실이 됐다. 축산 농가들은 방송을 통해 500m 안의 모든 가축들이 죽임을 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떤 지역은 3km 안의 가축들을 죽여야 한다고 보도됐다. 그리고 잠시 후 공무원들이 들이닥쳤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평화롭던 축산 농가들의 삶을 앗아갔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젖무덤을 닦아 주면서 동고동락 하던 가족 같은 소들이 영문도 모른 채 무참하게 죽어 나갔다. 지난 30여년 동안 피땀 흘려 가꾸어 온 모든 노력들도 우르르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축산 농가들의 아픔과 상처는 정부의 명령과 굴삭기 소리에 묻혀 버렸다. 작별의 시간도 갖지 못한 채 모든 일들이 삽시간에 지나갔다. 젖을 짤 때마다 눈을 마주치고 젖무덤을 쓸어 주면서 대화를 나누던 소들이 순식간에 죽임을 당한 뒤 목장 앞 논바닥에 집단으로 매장됐다. 커다란 무덤 마다 가스를 빼내기 위한 T자 PVC관이 비석처럼 설치 됐다.

귀청을 울리던 굴삭기 소리가 멈추면서 이번엔 피비린내와 함께 적막감이 축산 농민들을 찾아 왔다. 울고 또 울다가 지쳐 잠이 들고…. 어느 날 정신을 차려 보니 남은 재산이 하나도 없다. 논과 패물을 팔아 장만한 소들이 모두 땅 속으로 사라졌다. 눈앞이 깜깜하다. 지난 2002년 이후 8년만에 찾아온 2010년 구제역은 그렇게 시작됐다.

2002년 이후 8년만에 발생한 2010년 구제역은 1월과 4월 2차에 걸쳐 발생 됐다. 1월에 발생한 구제역은 경기도 포천시와 연천군 일대에서 발생 했으며, 4월에 발생한 2차 발생 구제역은 인천시 강화군에서 발생 하여 충남 청양까지 확산 되는 등 전국적인 양상과 함께 정부의 방역망이 뚫리면서 위기경보 최고 단계인 ‘심각(RED)’ 단계가 발령됐다.

▶1차 발생지-포천, 연천

지난 1월 2일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추동리 젖소목장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 되면서 2010년 구제역이 본격 시작됐다. 포천 지역 구제역의 혈청은 A형으로, 포천시 창수면, 일동면과 연천군 청산면 일대로 확산 되면서 우제류 5,956마리가 살처분 됐다.이후 포천지역 구제역이 크게 확산 되지 않자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3월 23일 발생 81일만에 포천, 연천지역 구제역 종식을 선언 했다.

▶2차 발생지-강화, 김포, 충주, 청양

2차 구제역 발생은 4월 8일 인천 강화군 선원면 금월리 한우농가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 되면서 시작됐다. 강화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O형으로 포천의 A형과는 연관성이 없는 완전 다른 혈청이다. b포천에서 발생한 1차와는 달리 강화 구제역은 돼지에까지 발생 되면서 살처분 면적이 3km로 확대 됐으며, 강화를 넘어 경기도 김포(4월 19일)와 충북 충주(4월 21일), 충남 청양(4월 30일)에까지 확산돼 나갔다.

4월 21일 충북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방역망이 뚫렸다고 판단한 정부가 다음날인 22일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Red) 단계로 격상 시키고 3km 반경의 우제류를 모두 살처분하면서 대처 했지만 구제역 방역에 실패 했다.

전국적인 비상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1일 청양군축산기술연구소에서 구제역이 발생 하자 전국의 축산농가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이후 5월 6일 축산기술연구소에서 3.2km 떨어진 한우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을 끝으로 정부는 7일 구제역 종료 선언을 할 예정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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