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발생, 그 후 10년

▶2000년 구제역 발생으로 하루 아침에 가족같던 가축을 매몰하게 되었는데 당시 심정은?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 하루 아침에 생업을 포기해야 하는 심정을 누가 알겠는가.

▶당시 기르던 가축은 몇 마리였고 유량은?
- 젖소 약 50여두가 있었다. 착유소 27두, 처녀소 15두, 송아지가 10마리. 유량은 700kg이었다.

▶당시 가축만 살처분했나?
-가축뿐만 아니라 건초, 사료, 볏짚 등 모두를 폐기 처리했고, 당시 농림부에서 우사도 철거를 요구했지만 우사는 철거하지 않았다.

▶가축과 우유는 어디에 매몰했나? 매몰 당시 주민들의 반대나 민원은 없었나?
-마을 앞 밭에 매몰했다. 우유는 외떨어진 산 밑에다 묻었다. 당시 이 지역에 구제역이 처음 발생을 했고, 또한 마을이 성씨가 같은 집안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 반대나 민원은 없었다.

▶피해 보상액수와 정부의 보상과 지원에 대해.
-당시 착유소 값이 220만원 정도 책정된 것 같고, 처녀소, 송아지, 사료, 건초 등 모두 해서 9천만원 정도였던 것 같다. 정확치는 않다.
차후에 정부에서 중송아지(등록소) 7마리를 입식 후 추가보상 방식으로 제공해 주었고. 정부에서 무이자 대출을 해주었다.

▶보상 절차는 어땠는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화가 난다. 정부에서 보상을 적게 주려고 해서 축산단체 중앙회 임원을 하시는 지역 지인과 함께 농림부를 찾아가 항의를 하고 해서 어렵게 협의를 했다.
보상 기간이 구제역 발생 살처분 이후 약 2달 정도 걸렸다.

▶재입식까지는 얼마나 걸렸나?
-약 6개월 걸렸다. 4개월 뒤에 검사를 하고 입식 테스트를 위해 염소 2마리를 넣고 2달뒤
본격 입식을 했는데 단계별로 처음에는 착유소를 넣고 중간에 처녀소 나중에 송아지를 넣었다. 처녀소가 목장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애를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약 6개월간 생업을 포기해야 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매월 15일 주기로 유대를 받아서 안정적으로 생활을 하다 일시에 모든 것을 잃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자녀들 학비에 생활비에 정기적인 지출로 인해 보상금을 사용하다 보니 새로 시작할 때 자금 부족으로 어려웠다.

▶현재는 목장 규모와 자체 방역은 어떻게 하는지.
-45두에 착유소 25두이다 쿼터는 약 700kg을 내고 있다. 예전이나 현재나 별 차이는 없다. 다만 방역 활동은 구제역 이후 주 2회씩 자체 정기 소독을 하고 있다.

▶현재 경영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여러가지로 목장 경기가 어렵다. 구제역 발생 이후 4년 뒤부터 아내와 노부모님까지 3명이 목장 경영을 하고 있고, 나는 다른 일을 찾아서 조그만 일을 따로 하고 있다.

▶예전 피해 농가의 입장에서 보면 심정은?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피해 농가들의 빠른 복구와 정부에서 피해 농가에게 보다 현실적인 보상과 대책을 세워 주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정부에 바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구제역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런데 구제역이 피해 농가의 일방적 잘못이다 라고 정부에서는 말을 하는데, 질병 걸리기를 원하는 농가가 어디 있겠는가? 아무리 조심해도  여러가지 여건상 어쩔 수 없이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부 차원의 조직적인 질병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서 체계적 지원을 해 주었으면 한다.
 〈진홍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