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아래 묵적동에 허생이란 사람이 10년을 작정하고 공부를 하고 있었다. 가난하기 짝이 없어 아내가 삯바느질로 입에 풀칠이나마 할 수 있었다. 아내가 돈을 못 벌 것이면 훔쳐라도 오라며 일갈했다. 저녁을 끓일 양식마저 없는 초라함이 가장의 권위가 마구 밟힌듯하여 자괴감이 온몸을 엄습했다. 그리하여 허생은 책상을 밀치고 돈을 벌기로 작정한다. 허생은 장안의 이름난 변부자를 찾아가 10만냥을 차용하여 그길로 안성으로 내려간다. 당시 안성은 조선에서 큰 장으로 삼남의 모든 재화가 몰려드는 곳이었다. 허생은 주로 제물로 쓰이는 과일과 건어물을 사 창고에 넣어두었다. 차츰 물건이 품귀현상이 일고 값은 다락같이 뛰어 올랐다. 허생은 큰돈을 벌었다. 연암 박지원이 연행록에 쓴 짧막한 소설이다. 이 소설을 통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7일 ‘유통의 3대 과제해결을 위한 농산물 유통생태계조성’이란 제목으로 새 정부의 농산물유통구조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농민들은 제값을 받지 못하고 도시 소비자들은 장바구니 물가에 애를 먹고 있다. 그래서 산지에 몇 백 원하는 배추 한 포기가 소비지에서는 몇 천 원씩 하는 불합리하고 복잡한 농산물 유통구조의 개선은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당면한 과제였다. 새 정부는 유통의 3대 과제 즉, 높은 유통비용, 큰 가격변동성, 산지-소비지 가격비연동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도매시장을 경매중심에서 정가 수의매매를 20%까지 확대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도매시장 규제완화 차원에서 도매법인에 정가수의매매를 전제로 한 직접구매와 저장 가공 물류 등까지 사업범위
1997년 IMF 한파가 불면서 고향을 찾아 귀농하던 사람들 사이에 김승곤 씨가 있었다. 귀농 초창기에는 사슴, 표고버섯 등 주위에서 주로 하지 않는 작목을 시작해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사과로 유명한 전북 장수에서 농사를 짓는 만큼 사과에 제대로 된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사과를 재배했지만 인건비와 물류비·영농비를 제외하면 그의 손에 남는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귀농 3년 째, 그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다. 돌파구 찾아 남다른 방법 택해 사과나무는 5~6월 열매를 솎아줘야 한다. 김승곤 씨의 1만9,834(6,000평)㎡ 사과밭도 이 때가 되면 예외 없이 열매솎기를 한다. 일하는 사람들을 불러 작업하려면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 대아청과㈜가 최근 충남아산 선도농협과 1사1촌 자매결연을 맺으며 출하자와 법인, 중도매인의 상생모델을 찾아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1사1촌 자매결연식에는 박종호 선도농협 조합장 외 50여명의 조합원과 이정수 대아청과 사장 외 임직원 20여명, 중도매인 10여명이 한 자리에 참석했으며, 쪽파 출하자인 선도농협 관내 주요 경작지를 둘러보고 농가소득제고 방안과 상호발전을 위한 의견을 공유했다. 이날 농촌인구 고령화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쪽파 출하작업의 어려움을 감안해 쪽파 경매시간을 1시간 늦추자는 의견과 더불어 출하자, 중도매인 등이 어려운 출하여건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정수 대아청과㈜ 사장은 “출하자와 도매법인 외에 중도매인이 적극 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이병호)가 가락·강서·양곡 도매시장 유통 종사자를 대상으로 서비스 마인드 함양을 도모하는 ‘유통인 CS Colleg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 청과·수산 도매시장법인 및 중도매인조합 임직원 409명에 대한 유통인 워크숍으로 시작된 2013년도 ‘유통인 CS College’는 모두 70회, 7,200여명의 유통인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달 안으로 중도매인·시장도매인·보조경매참가자 등 3,310명을 대상으로 18회, 내달에는 임대상인 1,400여명을 대상으로 9회, 7월에는 중도매인 종업원 500여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경매사와 하역노조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숍 교육을 새롭게 신설해 교육의 다변화와 질적 수
“계속된 이상기후로 올해 생산량도 줄었는데 가격까지 안 나오니 막막합니다. 빚에 빚을 내고 그 빚에 또 빚을 내고…. 그나마 1만원대로 안 떨어지면 다행이게요.”현재 풋고추 출하가 한창인 경남 진주에서 4,959㎡(약 1,500평)규모의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 김필복씨는 지난 3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고추 시세를 생각하며 한숨을 쉬었다. 6일 가락시장 풋고추 경락가는 10kg 3만6,551원. 지난해 같은 시기 5만6,098원이었던 것 대비 35%가량 하락한 시세다. 진주농산물도매시장의 경우 특품 기준 2만7,000원~3만2,000원대의 경락가가 형성되고 있다.이상기후로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까지 떨어지니 농민들의 속만 타들어갈 뿐이다. 지난
돼지고기 가격 하락문제는 지난해부터 끌어온 난제며, 양돈 농민들에게는 재앙이다. 돼지가격은 지난달 가격이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앞으로 9월까지도 가격하락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많은 목소리를 내고 있고, 정부와 협회는 여러 가지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효과는 없는 실정이다. 이에 한국농정신문을 대한한돈협회, 양돈농민, 전문가가 한 자리에 모여 지금까지 나온 대책이 실효성이 있는가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좌담회를 마련했다. 〈정리=김희은 기자·사진=한승호 기자〉 토론자�김건호 (대한한돈협회 부회장) �안상돈 (농협경제연구소 연구위원) �한상수 (한수농장 대표) 사회�심증식 (한국농정신문 편집국장) 구제역 이후 사육두수 증가 예측 어려웠다 심증식(사회): 양돈업을 하는
돼지가격이 지난해 9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 4월 소폭 상승했지만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농가는 밑지고 소비자는 비싸게 사먹는 유통구조 속에서 농민들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시장가격이 이를 뒷받침 해주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농민들이 실제 받고 있는 가격은 어떤지 그에 따른 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돼지고기 유통단계를 들여다봤다. 돼지고기의 유통경로는 보통 3단계에서 7단계로 이뤄진다. 도축장을 반드시 거쳐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3단계를 거쳐야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게 된다. 유통단계가 많은 이유는 축산물을 취급하는 경로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농협 하나로마트를 방문해 “가격이 급락한 돼지고기 수요 확대를 위해서 소매가격도 산지가격에 비례해 낮아져야 한다
“공판장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수집·분산 업무를 확대하는 것이 우리 화훼 농가의 소득보장, 판로보장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 생각합니다.”송기복 한국농수산식품공사 화훼공판장 장장은 최근 꽃 소비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를 살리기 위한 대책으로 가장 기본의 길을 선택했다. 더 많은 농가의 꽃을 수집하고 소비지에 더 많이 분산시키겠다는 것. 그는 꽃 산업발전을 화훼공판장의 가장 큰 숙제로 꼽았다. ▶계속 강조되고 있는 공판장의 기본적인 기능, 수집·분산의 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 우선 올해 경매 목표를 1,100억원으로 잡았다. 현재 1만여 화훼 농가 가운데 4,000여 농가가 우리 공판장에 출하하고 있다. 농가에서 유사경매장이 아닌 정식 경매를 거쳐
지난 16일 열린 (사)농산물비상장품목정산조합 정기총회에서 조병목 (주)계림유통 대표이사 가 신임조합장으로 선출됐다.조병목 신임조합장은 이날 “지금 가락시장은 시설현대와 사업이 7년이나 연기되고 정가·수의매매 확대와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앞두고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비상장정산조합의 역할이 막중해진만큼 비상장 품목확대 등 많은 과제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신임조합장은 이번 선거에 앞서 ▲관리공사 비상장 시장사용료 인상 철회 ▲중도매인 비용 최소화하는 정산회사, 전체 회원 합의로 추진 ▲비상장거래 하역비 동결 ▲경매장 크기 수준의 비상장 집하·배송구역 확보 ▲비상장 거래품목 확대 ▲시장도매인 조기 도입 ▲시설현대화 비상장 중도매인 1인 1점포 30평 이상 확보 등을 약속한
강서시장 시장도매인제 대금정산조직이 정산조합 형태로 설립된다. 강서시장과 가락시장은 각 시장 특성에 따라 분리·운영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12일 시장도매인연합회 정기총회를 통해 전체 찬성으로 가결됐다.지난해 공사가 정산회사 형식을 주장하며 지분의 51%를 점유하려다가 공정성과 자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논의가 중단된 이후 처음으로 대금정산조직에 대한 논의가 가시화 된 셈이다. 운영방식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연구용역을 진행한 후 공청회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강서시장 대금정산조직이 정산조합 형태로 진행될 경우 자율규제가 가능하고 정산관련 손익 모두 유통인에게 귀속되며, 이에 따라 유통인의 지배권이 강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조합원간 갈등 해결에 대한 애로사항과 필요자금 차입의 곤란, 공정성과 중립성
국내산 양배추가 본격적인 출하기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입물량에 밀려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가락시장 양배추 경락가는 10일 현재 상품 8kg 그물망 기준 5,049원. 지난해 같은 시기 6,344원이었던 것 대비 약 20% 하락했다. 제주지역 조생종과 중생종 양배추 출하가 겹친데다가 지난 8일부터 무안지역에서도 본격적인 출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양배추 가격이 올랐을 당시 중국과 계약한 물량도 모두 들여와야 하기 때문에 향후 가격 폭락마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4월 양배추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5%가량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출하면적은 지난해 대비 12% 증가하고, 기온이 오르면 단수는 3%가량 증가한다는 예측이다.내달 양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