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노지 재배였다. 하늘만 바라보고 심었다. 평지가 적고 산지가 많은 고향에서 밭농사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옥수수, 감자, 고추, 잡곡(수수, 기장, 들깨, 콩) 등을 약 2ha의 땅에서 심고 키웠다. 하우스를 비롯한 시설 투자를 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농가부채는 없었지만 저축을 할 형편도 아니었다. 생활은 빠듯했고 늘 현상유지, 제자리걸음이었다. 자신이 나고 자란 옥천땅에서 1999년부터 농사를 지어 온 주도완(44, 옥천읍 안내면 월외리)씨는 “농사를 업으로 계속하기 위해서라도 이제 시설 재배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측 불가능한 자연에 의지하는 노지 재배는 한계가 분명히 있었다. 작년과 제작년, 비가 몰아치고 가뭄이 이어지자 어떻게 손 쓸 겨를이 없었다. 지난해
농가에서 소량으로 생산하는 가공식품에 대한 위생기준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꾸러미 사업’ 등을 위해 소량만 생산·판매하는 농가의 경우 까다로운 식품위생법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가공식품류를 포함한 다양한 제품을 공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박점옥)에서 운영하는 꾸러미 사업 ‘언니네 텃밭’의 김원숙 나주공동체 대표는 지난 16일 ‘지역농업과 농산물 유통의 연계전략’을 주제로 열린 제86차 신유통토론회를 통해 “농가에서 소량 가공하는 것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시행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언니네텃밭의 경우 소량생산만 하다 보니 소규모 농가에서는 굳이 인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생산자의 이름과 품목별 생산방법을 자세히 작성한 편지를